반(反)미 성향·초강경 보수파 라이시 당선 후 주요 이슈 불발로 회의 핵합의 복원 회의 중단
이란 “타결 어느 때보다 근접했지만 쉽지 않다”…미 “핵심 이슈, 좁혀져야 할 거리 크다”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극단적인 대통령 핵…야욕과 글로벌 테러에 전념할 것” 경계
악시오스 “바이든 행정부 이란 라이시 취임 전 핵 협상 마무리 짓길 원해”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당선자 <사진 로이터>
로이터통신,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이란 대통령 선거에서 반(反)미 성향을 지닌 초강경 보수파 후보인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가 당선된 후 20일(현지시간)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이 일시 중단됐다.
지난 4월 초부터 복원 논의를 진행해온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러시아 등은 이날 이란과 오스트리아 빈에서 핵 합의를 위한 협상에 나섰으나 주요 이슈에 대한 합의 불발로 회의가 중단됐다. 러시아 측은 향후 구체적인 협상 재개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압바스 아락치 외무부 이란 차관은 이날 이란 국영TV에 테헤란으로 복귀한다며 “어느 때보다 타결에 근접했지만, 아직 거리가 남아 있으며 이를 연결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A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란과 당사국 간에 제재와 준수사항 등 핵심 이슈에 관련해 좁혀져야 할 거리가 크다”고 평가했다.
라이시 후보는 1980년 후반 수천 명의 반체제 인사 숙청에 있어 주도적인 역할을 한 ‘테헤란의 도살자’로 알려져 있으며 트럼프 전 미 행정부는 그를 이러한 이유로 제재 대상에 추가한 바 있다.
이에 라오 하이앗 이스라엘 외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라이시 후보가 향후 핵무기 개발에 전념할 것이라고 우려하며 “절반도 안 되는 유권자들이 역사상 가장 극단적인 대통령을 선출했다”라며 “이를 통해 사악한 이란의 의도가 명확해졌다”고 밝혔다.
이번 이란 대선 투표율은 48.8%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이스라엘의 야이르 라피드 외무장관은 또한 트위터를 통해 “라이시 대통령은 이란 정권의 핵 야욕과 글로벌 테러에 전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미 당국자를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이란의 새 행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핵 협상을 마무리 짓길 바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당국자는 “새 이란 정부가 구성되기 전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핵 협상 성과에 관한 심각한 의문이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몇 달씩 협상을 지속하는 것은 미국의 의도가 아니라며 “시간이 무기한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라이시 후보는 하산 로하니 대통령을 대신하여 8월 초 이란 대통령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앞서 실용주의자이자 온건파인 로하니 현 이란 대통령은 2015년 이란 핵 합의 도출에 중심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