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공사, 별다른 대응방침 없어 매각일정 차질 생길 수도
대우건설 노조가 인수 참여업체들의 현장실사를 본격적으로 저지하고 나서면서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업체들의 현장 실사가 하루 연기됐다.
더욱이 노조 측에서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현장실사를 저지하겠다고 밝혀 향후 매각 일정도 예정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대우건설 인수에 참여한 6개 컨소시엄의 현장실사가 시작될 예정이었던 20일 대우건설 노조는 본사 현관 및 현장실사가 이뤄질 '데이터룸'을 봉쇄하고 실사팀이 출입할 수 없도록 저지하고 나섰다.
노조 측은 이날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우건설 매각 과정의 문제점 및 개선사항과 관련해 18일까지 자산관리공사의 답변과 조치를 요구했지만 자산관리공사는 침묵속에 방관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노조는 요구사항에 대해 채권단이 방책을 제시할 때까지 졸속매각 저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이와 함께 예비입찰에서 탈락한 4개 업체 가운데 D기업 등 2개 업체가 각각 주당 1만7000원·1만6000원씩을 제시해 두산그룹이 제안한 1만4000원보다 높은 가격을 써내고도 탈락했다는 점을 들며, 본입찰자 선정기준을 제시할 것을 다시 한번 요구했다.
이처럼 대우건설 노조측이 실사 저지에 나서자 자산관리공사는 당초 20일부터 시작하기로 돼있던 6개 컨소시엄의 현장실사 일정을 하루 미뤄 21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다고 이날 전했다.
대우건설 인수를 위해 본입찰에 참여한 6개 컨소시엄은 지난 13일부터 온라인 실사를 벌여왔으며, 앞으로 6개 컨소시엄이 각각 3일씩 나눠 18일 동안 현장실사를 벌이도록 예정돼있다.
자산관리공사는 이에 따라 다음달 중순에 실사를 완료한 뒤 4월 초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처럼 당초 계획했던 현장실사 일정이 미뤄진데다 앞으로도 자산관리공사가 대우건설 노조의 요구에 대해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을 예정인 만큼 당장 21일부터 실사가 진행될 수 있을지조차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자산관리공사 관계자는 "노조측이 제시한 날짜에 맞춰 공사가 답변을 줄 의무가 없는 만큼 지금 특별히 수립해놓은 대책은 없는 상황"이라며 "아무래도 '데이터룸'에 올리지 못하는 자료들도 있는 만큼 만약 현장에서 실사를 하지 못하게 되면 어느정도 차질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기본적으로 노조와의 충돌을 가급적 자제한다는 방침"이라며 "만약 노조 측에서 계속 저지할 경우에는 대우건설 측에 공문을 보내 협조를 의뢰하는 등 다른 방법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