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위 파행…與 '尹 부인 논문' 공세에 野 퇴장

국회 교육위원회의 14일 전체회의가 야권 유력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씨의 논문 문제를 둘러싼 공방 끝에 결국 파행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도중에 전원 퇴장하면서다.

교육위가 이날 추경안과 법률안을 상정한 뒤 대체토론을 시작하자, 열린민주당 강민정 의원은 김씨가 '한국디자인포럼'에 제출한 논문에서 '회원 유지'라는 제목이 'member Yuji'로 번역된 것을 거론하며 "이 논문이 얼마나 부실한지 '유지 논문'이라는 별칭까지 얻게 됐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부실 논문이 (국민대) 박사학위의 근거가 되고, (김씨가) 이 박사학위를 받은 걸 기초로 해서 다른 대학의 교수로 강의를 5년 이상 나갔고, 다른 학생의 박사학위 심사까지 했다"며 "국민대와 학회, 학술지 그리고 박사학위 인증 과정에 대해 교육부가 특정감사를 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은혜 부총리겸 교육부장관은 "국민대의 경우 학교 자체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후속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되면 예외 없이 동일한 기준을 가지고 원칙적으로 후속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Yuji'는 구글 번역기를 돌려 번역기가 인식 못 했을 때 그냥 한글로 나오는 것"이라며 "논문 통과는 해외토픽감"이라고 말했다.

또 "이렇게 석박사를 받은 분이 학위논문 심사위원으로 들어갔다. 이건 도둑이 경찰을 심사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라고 비꼬았다.

반면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KBS에서 탐사 연구한 걸 보면 국회의원 다섯 명 중 한 명꼴로 석박사 논문표절 의심이 있다"며 "국회의원 역시도 석·박사논문 표절 의혹이 있는 분들은 스스로 자백하고 자신들이 과연 그렇게 주장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야 된다"고 말했다.

또 "문재인 정부에 들어와 석·박사 논문 표절 의혹이 있는 장관들을 많이 채용했다. 의혹이 있는 장관들부터 해임시키고 나서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타당하지 않으냐"고 반문한 뒤 "저는 공학박사 학위가 있으니 제 논문도 한번 잘 살펴봐 달라"고 했다.

같은 당 정경희 의원은 "추경과 관련 없는 범야권 대선후보에 관한 비방 발언이 계속되고 있어서 더 이상 듣는 것이 무의미하다. 더 이상 회의에 참석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이상 퇴장하겠다"고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유기홍 위원장이 "마음에 안 들면 무조건 퇴장하고, 퇴장이 능사입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정 의원을 따라 전원 퇴장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두 퇴장한 이후에도 유 부총리를 상대로 차별금지법에 대한 입장과 서울대 청소노동자에 대한 '갑질' 문제, 장애학생 지원 방안 등에 관한 질의를 45분간 더 진행하고 회의를 마쳤다.

교육위는 추경안과 법률안을 각각 예산소위와 법안소위에 회부했다. 예산소위는 15일 오전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