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를 막기 위해서는 가산세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부혁신지방분권위 산하 조세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인 유일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28일 한국조세연구원의 의뢰를 받아 작성한 '탈세와 세무행정'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유 교수는 "탈세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는 탈세 방지책으로 적발 확률의 강화보다 벌금률의 강화가 더 강력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어 가산세 등이 강화돼야함을 유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다만 현실적으로 벌금률 강화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 적발기술의 효율화도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세무공무원에게 뇌물을 주는 게 가능할 경우 탈세방지책 강화가 탈세를 억제하기보다는 세무공무원에 대한 뇌물만 늘릴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는 만큼 뇌물 수수경로의 차단을 위한 대책마련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교수는 "조세사면의 추진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면서 "많은 실증분석들은 조세사면의 남발에 의해서는 세수증대라는 목표달성은 커녕 세수감소를 초래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또 이론모형만으로는 세율과 탈세의 관계, 벌금률과 탈세규모, 탈세규모의 추정 등에 있어 분명한 결론이 내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면서 실증분석의 발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실증분석의 발전을 위해서는 국세청이 납세자의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원시자료를 대폭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미국 등에서는 연구목적으로 국세청에 자료요청을 하면 각 개개인을 판별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일련번호를 달아 원시자료를 공개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납세자의 사생활을 보호해야 한다며 대부분 연구목적으로도 원시자료를 공개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원시자료를 공개하지 않으면 세율을 올릴 경우 어떤 그룹의 세부담이 얼마나 느는지, 저축은 얼마나 주는 지, 어떤 그룹의 탈세규모가 얼마나 되는 지 등 그룹이나 계층별 탈세나 세부담에 관한 연구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유교수가 논문에서 언급한 선행연구에 따르면 1996년 우리나라의 지하경제 규모는 GNP(국민총생산)의 12.12%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국내 최초의 탈세연구는 1984년 우리나라 누락소득 규모를 10조8천336억원, 탈루세액은 총조세액의 21%인 2조6천519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한 바 있고, 또 다른 연구는 1987∼1988년 사업소득자의 탈루소득 규모를 40∼45%로 추정, 이를 근거로 지하경제의 GNP대비 비중을 1987년 14.4∼16.2%, 1988년 14.1∼15.8%로 추정한 바 있다. <연합뉴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