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쟁력 위해 분리과세로 세부담 덜어달라" 주장
지난해부터 부동산 보유세 제도가 바뀌면서 개인 뿐만 아니라 사업용 토지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늘어나면서 업계에서도 촉각이 곤두서있다.
특히 관광호텔의 경우 업계 특성상 땅값이 비싼 도심에 위치해 있는 사업장이 많아 종부세로 인한 세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만큼 세금문제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뿐만 아니라 정부는 종부세 과표적용률을 앞으로 10년 동안 계속 높여나갈 방침이어서 관광호텔 업계의 세금걱정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우려로 인해 업계에서는 다른 산업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관광호텔에 대한 토지 보유세 과세방식을 조정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는 제조업 및 지식산업·정보통신산업 등 여러 분야의 사업들이 토지 보유세에 대해 분리과세를 적용받고 있어 종부세가 부과되지 않는 반면, 관광호텔의 경우 별도합산과세를 적용받고 있기 때문.
이 때문에 관광호텔 업계에서는 최근 들어 다시 부각되고 있는 외국인 객실료 부가세 영세율 재도입 주장과 함께, 관광호텔에 대해서도 사업용 토지에 대해 분리과세를 적용하도록 요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이같은 주장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보유세 인상 바람, 관광호텔도 예외없다
지난해부터 종합부동산세가 처음으로 시행되면서 별도합산과세 대상인 공시지가 40억원 초과 사업용 토지에 대해서도 0.2∼0.4%의 재산세와 함께 0.6∼1.6%의 세율로 종부세가 부과되고 있다.
더욱이 정부의 과표현실화 방침에 따라 지난해 사업용 토지에 대한 재산세 및 종부세의 과표적용률이 공시지가의 50% 수준으로 인상된 데 이어, 올해부터 10년 동안 매년 5%씩 과표적용률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여 사업용 토지 역시 보유세 부담이 앞으로도 갈수록 늘게 된다.
이 때문에 관광호텔도 늘어나는 세부담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 한국관광호텔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215억1400만원 가량이던 서울시내 특급관광호텔의 토지보유세 합계액은 오는 2010년께 547억2400만원 정도로 늘게 될 전망이다.
이같은 보유세 부담 증가에 따라 A호텔의 경우 제주점은 토지에 대한 보유세액이 지난 2004년에 비해 지난해에는 13.9%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서울점의 경우 2004년 종합토지세액 7억4100만원에서 지난해 토지분 재산세 및 종부세액이 12억4900만원으로 68.7%가 증가했다.
또 서울 B호텔의 경우 2004년 종합토지세 10억7700만원에서 지난해 보유세가 17억7000만원으로 64.4% 증가했고, 서울에 있는 C호텔 역시 지난해 60.9%가 증가했다.
이와 함께 대부분의 주요 호텔들이 지난해에 비해 올해에는 전반적으로 보유세 부담이 약 10%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 관광호텔 토지 분리과세 주장, 왜?
이처럼 보유세 부담 증가의 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는 가운데, 다른 산업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관광호텔에 대해서도 토지 보유세에 대한 분리과세를 적용해 종부세를 비과세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관광호텔 업계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이는 관광호텔 부지도 관광서비스상품의 생산지인 만큼 제조업의 공장부지와 같이 분리과세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
현재 농지(세율 0.07%), 공장(0.2%), 골프장·고급오락장(4.0%) 등의 경우 단일세율로 재산세를 부과하는 분리과세대상으로 구분돼있는 반면, 별도합산과세 대상인 사업용 토지는 0.2∼0.4%(재산세)·0.6∼1.6%(종부세) 등의 누진세율로 각각 재산세와 종부세가 부과된다.
또 종부세는 별도합산·종합합산과세대상에만 적용되고 분리과세대상에는 부과하지 않도록 돼있기 때문에, 제조업의 공장부지 등에는 종부세가 부과되지 않지만 별도합산과세 대상인 사업용 토지인 관광호텔 사업장은 종부세를 내도록 돼있다.
이 때문에 관광호텔 업계 측은 호텔건물의 부속토지 역시 '직접 생산에 공여되는 토지'로 보아 분리과세해야 하며, 업계의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 다른 산업들과 동등한 조세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더욱이 지식·문화·정보통신 등 다른 지식기반 서비스산업용 토지에 대해서는 지난해부터 분리과세를 적용한 데다 올해부터 관광인프라인 전시회장·터미널부지 등도 분리과세를 적용키로 한 반면, 동일 산업군인 관광호텔업만 별도합산과세되고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게 업계 측의 불만이다.
또 공장용지와 달리 호텔은 대부분이 도심에 위치해있어, 종부세 시행과 함께 공시지가 및 과표적용률 현실화가 진행될수록 보유세 부담이 가중돼 주변 경쟁국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객실료 부담을 늘릴 수 밖에 없어 오는 2010년에는 특급호텔 객실료가 현재요금의 140% 이상 오르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분리과세가 적용되면 보유세 인상분 만큼의 부담이 줄게 돼 객실료를 올리지 않을 수 있고, 이를 통한 관광수입 및 간접세수 증가·고용창출 등을 통해 정부에서도 직접세수 감소보다 파급수익이 더 클 것이라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관광호텔에 대해 분리과세가 계속 적용될 경우 5년 뒤에는 객실가격이 현 20만원에서 40만원으로 두 배까지 오르게 될 수도 있다"며 "분리과세가 될 경우 객실료를 인상시키지 않아도 돼 서비스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관광호텔업협회 관계자는 "일반 제조업같은 경우 분리과세로 구분돼 종부세가 과세되지 않지만 관광호텔만 유독 별도합산으로 돼있어 세부담이 크다"며 "본래 종부세 취지가 투기를 막기 위한 것인데 호텔 사업장에까지 부과하게 돼 사업하기가 어렵다는 불만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앞으로 추이를 볼 때 향후 4∼5년 뒤엔 영세한 호텔들은 늘어나는 세금을 부담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지방에 투자를 하고 싶어하는 특급호텔 업체들도 종부세 부담으로 투자를 꺼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