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질식시키는 교육부의 '사사건건 규제'와 재원 부족 바로 잡겠다"
"대학 투트랙으로 재현...국립대와 사립대 역할 재정립하고 장점 살리겠다"
"국립대 중심 지역 클러스터 조성...거점 국립대학 지원 대폭 확대"
이낙연 민주당 대선 후보의 '포용적 상향평준화' 정책과 일맥상통한 부분 있어
◆…윤희숙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는 12일 SNS에 '대학입시 자율화, 사립대 운영 자율화, 지역 거점 국립대 지원 확대' 등을 골자로 한 대학 운영 효율화 공약을 밝혔다. 지난 7월초 대선출마를 선언한 윤 의원［사진=연합뉴스］
윤희숙 의원은 12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희숙의 희망공약' 5번째 순서로 "무너져가는 대학을 살리겠다"며 "우리의 대학을 투트랙으로 재현, 국립대와 사립대의 역할을 재정립해 장점을 살리겠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대학의 침몰은 대한민국호의 침몰이다. 대학을 질식시키는 교육부의 '사사건건 규제'와 재원 부족을 바로잡겠다"고 말해 대학 침목의 원인을 교육부의 규제와 재원부족임을 강조했다.
윤 의원은 이어 "공무원 규제의 주요 통로는 재원으로 학교를 옥죄는 것"이라면서 "그간 정부는 반값등록금이란 구호로 등록금을 동결시키면서, 돈주머니를 각종 규제에 묶어 대학을 규제해왔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 피해는 시대에 뒤쳐지고 일자리도 얻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며 ”반값등록금의 애초 취지가 학생들을 위한 것이었다고 해도 이제 공무원들이 대학을 통제하고 학생들의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족쇄가 됐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장 창조적인 생각과 시도가 활발해야 할 지성의 탑에 공무원이 수시로 '감놔라 배놔라' 하는 것은 너무나 후진국스러운 일”이라면서 “대학 총장은 교육부 장관의, 또는 국・과장의 부하가 아니다. 글로벌 수준의 일류 대학으로 도약시키려면, 대학을 통제하고 끌어내리는 교육부는 ‘손을 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의원은 먼저 대학 입시를 자율화하고 교육부의 지배와 간섭으로부터 해방시켜 대학을 미래로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학 입시를 자율화하고, 사립대학은 'NO간섭, NO지원'의 원칙하에 등록금, 정원 등 규제를 전격 폐지해 대학 간 경쟁을 통해 교육의 질을 제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입시에 대한 교육부의 개입을 배제하고 수시와 정시를 어떤 비율로 활용할 것인지는 대학에 전적으로 맡기겠다"며 "특히 사립대학은 등록금, 정원 등 학교 운영의 주요 사항을 모두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학교법인 해산의 퇴로를 열어 교육수요 중심의 능동적 구조조정을 유도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학생 수가 급감하는데도 학교 문을 닫으면 재산이 국고로 귀속되기 때문에 사립대학들은 기를 쓰고 버티며 각종 비리를 행하게 된다"며 "학교 법인 해산 시 잔여재산 처분을 용이하게 하고, 설립자에게도 일부 귀속을 허용해 퇴로를 열어주겠다"고 했다.
이 문제를 방치하는 것은 학교 재산을 설립자에게 되돌려줄 수 없다는 실용적이지 못한 고집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사립대학의 특성화를 촉진하고, 평생교육기관으로의 전환을 적극 지원해 지역사회 내에서 새로운 역할을 찾는 혁신을 돕겠다”고 힘줘 말했다.
윤 의원은 또 국립대 중심 클러스터 조성으로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를 살리겠다고 했다.
그는 "대학은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사회와 연계돼 있다. 지역발전은 결국 사람 중심으로 풀어야 한다"며 "대학 유휴부지 처분을 허용하고 세제지원을 확대해 캠퍼스와 연계된 기업과 연구소 유치를 활성화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예전 국립대학은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에 정착하게 하는 닻의 역할을 수행했지만, 지금은 지방국립대 쇠퇴와 지방소멸이 맞물려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이런 클러스터 조성으로 좋은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발전의 기둥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거점 국립대학의 지원을 대폭 늘려 지방 학생들의 교육격차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윤 의원은 "거점 국립대의 학생 1인당 예산지원을 서울대 수준으로 늘리고, 교육의 질을 높여 지역발전의 주축으로 만들겠다"며 "적어도 학생의 80%는 등록금 전액을 지원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과평가의 기준을 명확히 하고 지역내 타 국립대학과 교원, 학생을 공유하는 네트워크를 촉진해 국립대 교육의 질을 제고하겠다"고 다짐했다.
윤 의원은 끝으로 “우리의 대학은 지금 침몰하고 있다. ‘기존 대학 서열에 안주해 고인 물이 된 지 오래다’, ‘벚꽃피는 순서대로 사라질 것이다’라고 한다”고 대학의 현주소를 언급한 뒤, “그러나 이것이 당연시돼서는 안 된다. 모든 젊은이가 대학에 갈 필요는 없지만, 대학 진학을 했으면 대학에서 배워야 할 것을 잘 배워야 한다. 나라의 미래를 보려거든 대학을 보라고 했다”며 대학의 역할을 역설하기도 했다.
윤 의원의 이 같은 대학 운영 관련 공약은 앞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경선 예비후보가 지난 11일 밝힌 '포용적 상향평준화' 정책 공약과도 일맥 상통하는 부분이 있다는 평가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대 이외의 지역 거점 국립대를 '등록금 없는 대학'으로 만들고 1인당 교육비 투자를 늘려 연세대·고려대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교육 공약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결국 지역대학이 강해야 수도권 독점 체제가 깨지고, 균형발전의 토대가 마련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대학교육의 새로운 대안으로 '포용적 상향평준화' 정책을 제안한 것이다.
이 후보의 경우 지역 거점 국립대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를 강조한 반면, 윤 의원은 거점 국립대에 대한 지원과는 별개로 사립대에 대해서는 현재와 같은 ‘교육부 규제’가 아닌 ‘자율적 운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점에 그 차이점이 있다.
반면 이 전 대표가 서울대를 비롯한 10개 지역거점 국립대에 '학부생을 위한 나노디그리(nano-degree)' 전면 도입을 제안한 점과 윤 의원의 ‘국립대 중심 클러스터 조성으로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를 살리겠다’고 한 점은 일맥상통하는 공통점이 있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