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환 청문보고서 채택...與 '사회 상규' vs 野 '청탁금지법 위반'

송 후보자 "탄원서 성격 판단...변호인단에 이름만 올려"

여야, 송 인권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여야가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의 인사 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30일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종료하고 여당은 적격을, 야당은 부적격하다는 의견이 담긴 경과보고서에 합의했다.

청문회에서는 무료 변론의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기준(100만원) 위반 가능성을 두고 '사회상규'라는 여당 측과 '부정청탁'이라는 야당 측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송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를 통해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과 관련해 "청탁금지법 위반을 생각해 본 적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수임료가 100만원 이상이건 이하건 관계 없이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도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청탁금지법의 기본적인 전제는 직무 관련성인데 직무 연관성이 없다"라며 "탄원서 성격으로 변호인단 명단에 이름만 올렸다"고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을 부인했다.

이날 주요 쟁점은 송 후보자가 과거 2018년 6월 이 지사의 친형 강제 입원 사건 상고심 변호인단에 참여할 당시 수임료를 받지 않은 것이다.

이 지사는 상고심 당시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2심에서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은 상태였는데, 이 지사가 상고심을 위해 꾸린 변호인단에 송 후보자가 참여해 무료 변론을 했고 이 사실이 최근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여당 측 "50만원 정도 변론비...100만원 이하는 사회 상규 따라 허용"

여당 의원들은 송 후보자를 적극 방어하고 나섰다. 직무 관련성이 없고 1회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 수수등을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지사 측이 50만원 정도 받으라고 했고 후보님은 값어치 있는 일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해 안 받았다"며 "100만원 이하는 사회상규에 따라 허용된다"고 주장했다.

민변 출신인 박주민 의원도 "수임료 대납 사실이 없고 민변 선배 변호사들이 이 사건 관련해 이 지사를 지지한다는 의미로 이름을 올린 것"이라며 "민변에는 공익적 사안으로 수사, 재판을 받을 경우 지지한다는 의미에서 변호인 이름을 올리는 관행이 있다"고 송 후보자의 주장을 거들었다.

◆야당 측 "(약자도 아닌) 이 지사 변론, 인권위원장 자격에 부적절"

야당 의원들은 송 후보자가 청탁금지법 위반은 물론 형과 형수에게 욕설한 이 지사를 무료 변론한 것이 인권위원장 자격에 부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지사는 성남지사를 역임하고 경기지사를 하는 유력한 대권주자다. 이 지사가 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고 형수에게 폭언한 점을 고려하면 해당 사건을 맡은 것은 (이 지사가 약자도 아닌데) 이중적인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송 후보자는 "상고심 변론했던 사건은 쟁점이 그게 아니었다"며 "마지막 쟁점으로 남았던 허위사실 공표 혐의 부분이 법리상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반박했다.

유상범 의원은 송 후보자가 작성한 선임계에 첨부된 '경유표'를 제시하며 무료 변론이 맞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송 후보 선임계에 붙어있는 경유표는 유료로 약정했을 때 내는 것이고 무료는 '면제무료'라고 경유표에 적혀있다"며 "유료 약정했다가 나중에 돈을 받지 않기로 한 것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송 후보자는 인사 청문이 끝난 뒤 여야 간사간 협의로 경과보고서가 곧바로 채택됐다.

이에 대해 이재명 지사 측 열린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인 박주인 민주당 의원은 이날 주간브리핑에서 '이 지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과 관련해 "민변 회장 출신 원로 변호사들이 지지 의미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금품수수나 이익 제공으로 보기 어렵다"라고 입장을 냈다.

한편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한변)은 이날 이 지사와 송 후보자를 오는 31일 대검찰청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한변 측은 "무료 변론은 청탁금지법에서 금지하는 이익에 해당하며 상고심 변론은 청탁금지법에서 금지하는 액수를 초과해 이 지사와 송 후보자가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지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은 법정에서 판단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