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공동성명 “불법 대규모 이주 재발 막기 위해 공동으로 행동할 것”
오스트리아·체코·덴마크·헝가리 등 난민 수용 강력 반대...“테러 위협커질 것”
2015년 시리아 난민 사태…EU내 사회 갈등 고조·테러로 이슬람 적대감 커져
◆…EU(유럽연합) 국기 <사진 로이터>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U 회원국 내무부 장관들은 3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의를 가진 뒤 공동성명을 통해 “과거 직면했던 제어되지 않는 대규모 불법 이주 재발을 막기 위해 공동으로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EU 국가들은 아프간 난민을 받아들이는 정책에서는 합의를 구하지 못했다.
현재 EU에서 갈리고 있는 쟁점은 망명 집단 기준의 확대 여부다. 아프간인이 향후 탈레반의 엄격한 이슬람법, 즉 샤리아법의 통치 아래 고통받을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자국에 협조하지 않은 아프간인이라도 망명 신청을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윌바 요한슨 EU 내무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지난 20년간 누려운 자유와 권리를 박탈당할 위기에 놓여있는 아프간 여성, 언론인, 인권운동가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EU 내무장관 회의 후 “우리는 대규모 유입이 있을 때까지, 테러 단체들이 더 강해질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지금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모두가 2015년과 같은 상황을 피하고 싶어한다”고 덧붙였다.
호르스트 제호퍼 독일 내무장관 또한 모든 회원국이 제 몫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오스트리아, 체코, 덴마크, 헝가리, 폴란드는 아프간 난민 유치에 반대하는 입장을 강력하게 표명했다.
카를 네함메르 오스트리아 내무장관은 유럽으로 오고 싶어 하는 난민들이 아프간에 머물러야 한다며 “우리는 그 지역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날 합의점을 찾지 못한 장관들은 EU 국가 중 원하는 국가들만 난민을 수용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위협에 가장 노출돼있는 여성과 어린이 집단에 초점을 맞추기로 결정했다.
지난 2015년 시리아로부터 난민을 받은 경험이 있는 유럽은 이번 아프간 난민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당시 독일이 받아들인 난민 숫자만 89만 명에 달하지만 이후 문화적 차이와 반난민 정서로 인한 사회적 갈등의 고조 등은 독일이 난민 정책의 방향을 바꾸는 요인이 됐다.
또한 최근 파리, 브뤼셀, 니스 등에서 발생한 이슬람 과격주의자들의 공격은 이슬람 난민들에 대한 유럽의 적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날 알레 호이스 슬로베니아 내무장관은 “우리는 이 상황이 다시 EU에 대한 테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EU 국가의 인구는 5억 명에 달하지만 직면해 있는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를 이민자들이 완화하고 있다. EU는 세계 난민의 10분의 1을 수용하고 있으며 이는 역내 전체인구의 약 0.6%에 해당한다. 요한슨 EU 내무장관은 지난해에만 30만 명에 달하는 난민들이 EU에 정착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