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해외수익 가운데 77%를 중국 텐센트 의존
넷마블, 북미·동남아·유럽 등 해외수익 고루 분포
엔씨소프트, 해외비중 18%로 2배이상 급증
크래프톤이 넷마블을 제치고 국내 7대 게임사 가운데 상반기 해외수익을 가장 많이 올린 회사가 됐다. 국내 게임시장의 신작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크래프톤은 중국 시장에서의 배틀그라운드 IP 인기를 유지하며 호실적을 보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7대 게임사의 상반기 합산 해외수익은 1조7780억원으로 전년 1조7688억원에 비해 0.5% 성장하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전체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5.8% 감소했으나 해외수익은 선방한 것으로 파악된다.
크래프톤은 올해 상반기 해외수익 8384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1위를 기록한 넷마블을 제치고 선두에 올랐다. 이 회사의 해외수익은 전년동기보다 3.7% 늘어 업계 평균인 0.5%를 상회했다.
지난 2017년 출시한 배틀그라운드 IP가 해외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 상반기 말 기준 배틀그라운드 IP의 글로벌 일간 이용자수가 약 59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돼 유료 아이템의 결제 빈도도 함께 증가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크래프톤의 해외수익이 중국시장에 치우쳐 있다는 우려 섞인 분석도 제기된다. 올해 상반기 크래프톤과 중국 텐센트의 주요 거래 금액은 6425억원으로 해외수익 8384억원 중 77%를 단일 회사 및 국가에 의존하고 있다. 전체 매출 9203억원과 비교해 봐도 그 중 약 70%를 중국 시장으로부터 벌어들이고 있는 셈이다.
한편 넷마블의 올해 상반기 해외수익은 826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3% 줄어들며 2위로 내려앉았다.
넷마블 관계자는 “전년동기에 비해 감소한 것은 맞지만 1·2분기 해외매출 비중은 각각 전 분기 대비 4%p, 3%p 증가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전체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해외매출 비중은 증가세를 기록 중이고 지역별 비중도 북미 36%, 한국 26%, 동남아시아 12%, 유럽 11%, 일본 10%, 기타 5%로 고르게 분포돼 있다”고 설명했다.
중하위권에서는 컴투스가 4위에 이름을 올리며 순위를 한 계단 끌어올렸다. 컴투스의 상반기 해외수익은 전년동기 대비 6.4% 증가한 2072억원이다.
컴투스측은 유럽권 매출이 30% 이상 늘어나 성장을 견인했고 핵심 게임들의 호조로 역대 최대 수준의 해외 매출을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해외수익 기준으로 6위에서 5위로 뛴 엔씨소프트도 해외시장에서 개선된 실적을 선보였다. 엔씨소프트의 올해 상반기 해외수익은 1899억원으로 전년 924억원 대비 105.5%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 리니지2M의 해외매출이 반영되며 기존에 7%였던 해외수익 비중을 18%까지 끌어올렸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 일본과 대만 매출의 경우 리니지2M 출시로 전분기 대비 각각 161%, 552% 증가해 최고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펄어비스는 해외수익 부문에서도 순위 하락을 막지 못했다. 펄어비스의 상반기 해외수익은 1511억원으로 전년 2024억원 대비 25.3% 감소하며 전체 6위에 이름을 올렸다.
검은사막과 검은사막 모바일이 출시된 지 각각 6년, 3년이 흘렀기 때문에 신작 부재에 따라 실적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
북미 지역에서 소셜카지노 게임을 운영하는 더블유게임즈는 100% 해외매출에 의존하고 있어 큰 기복 없이 업계 해외수익 3위를 유지했다. 더블유게임즈의 상반기 해외수익은 전년동기 대비 1.1% 감소한 3225억원을 나타냈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상반기 해외수익은 804억원으로 전년 610억원 대비 31.8% 크게 증가했지만 업계 7위에 그쳤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가디언테일즈와 달빛조각사 등 신규 게임의 해외 출시 영향으로 상반기 해외 매출이 증가했다”며 “월드 플리퍼, 프렌즈샷: 누구나 골프, 오딘: 발할라 라이징 등의 국내 서비스 게임들이 글로벌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점진적인 해외 매출의 비중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한국 시장 점유율이 6.2%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국내 게임사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해외 시장 공략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해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글로벌 게임 시장 점유율은 미국이 20.1%, 중국이 18.7%, 일본이 11.8%, 영국이 6.3%로 한국 시장 규모를 상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