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 1%p 오르면 성장률 0.21%p↓
"경제체질 개선, 노동시장 유연화 필요"
◆…한국경제연구원이 20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실업률과 잠재성장률은 서로가 영향을 주는 관계인 것으로 분석됐다. 청년실업이 길어졌을 땐 국가경제 전체에 상당한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단 지적이다.(사진 클립아트코리아)
20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청년실업 증가가 성장잠재력에 미치는 영향·시사점'이란 보고서를 통해 "청년실업은 청년 개인에게 일자리 기회를 잃어버리게 할 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 측면에서도 총요소생산성과 잠재성장률을 훼손시켜 우리경제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1년(2010~2020년)간 연평균 청년실업률(15~29세)은 8.7%로, 전체실업률(3.6%)의 2.4배에 달한다. 같은 기간 중 비청년실업률(2.6%)과 비교하면 배율은 3.4배로 더 벌어진다.
특히 청년실업 악화속도를 국제 비교했을 때도 한국이 취약한 상황이라는 게 한경연의 주장이다. 최근 11년간 청년실업률(15~24세) 연평균 상승속도는 0.76%로,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10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전체 실업률 대비 청년실업률' 평균배율은 2.8배로 상위권인 5위에 속한다.
◆…(OECD 자료를 기초로 한경연 분석)
한경연이 청년실업 증가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1990~2019년 연간자료)한 결과, 과거의 청년실업률은 현재의 총요소생산성 증가율과 잠재성장률에 유의하게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한경연은 청년실업률과 잠재성장률은 서로가 영향을 주는 관계라고도 했다. '청년실업률 증가로 인한 임금손실과 인적자본 위축으로 잠재성장률 하락→저성장에 따른 기업의 미래 사업전망 불투명→청년고용위축·실업률 증가→잠재성장률 하락'이란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경연의 분석에선 청년실업률이 1%포인트 높아지면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은 0.12%포인트 낮아지고, 잠재성장률은 0.21%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이를 두고 "높은 청년실업은 청년들이 업무를 통해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 즉 '업무에 의한 학습' 기회를 감소시켜 인적자본의 축적을 훼손하고, 자신의 전공과 적성을 살리지 못할 가능성이 커져 노동인력의 효율적 배치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베이스는 청년실업률 변화가 없을 경우 분석기간 중 평균 잠재성장률·총요소생산성을 뜻함. 자료 한경연)
한경연은 청년실업률이 높은 데는 ▲낮은 경제성장률 ▲신성장동력 부재에 따른 신규일자리 창출 여력 부족 ▲과도한 규제로 인한 기업활력 둔화를 지목했다. 특히 과도한 노동시장 경직성도 청년실업난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봤다. 한국의 노동시장 경직성 순위(2019년)는 OECD 38개국 중 12위다.
한경연이 OECD 국가를 대상으로 2019년 기준 청년실업과 고용유연성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청년실업률 갭(청년실업률-전체실업률)과 고용유연성간엔 역의 상관계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유연성이 높을수록 청년실업률 갭이 작았다는 의미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청년실업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경제체질 개선, 기업규제 혁파 등으로 경제전반의 생산성을 높이고 신성장동력이 육성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노동시장 유연성을 제고함으로써 기업들의 신규채용 여력을 높이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