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원희룡 연합, 홍준표 집중 공격...尹은 자기방어

27일 국민의힘 마지막 지역순회 토론 진행...상승세 洪에 대한 견제 심화

元 "탄소세에 대한 입장 없나?"에 洪 "그런 야비한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

劉 "모병제 반대, 진짜 도입할 것인가?"에 洪 "강군 만들기 위해 모병제 할 것"

尹 "리더십에 의문 있다" 지적에 洪 "윤 후보는 구태정치 하고 있다" 맞받아

국민의힘 대선 후보 확정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홍준표, 윤석열 두 후보가 강원지역 TV토론회에서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지지율 경합을 벌이고 있는 윤 후보와 홍 후보는 27일 오후 강원도 춘천시 G1 강원민방에서 열린 8차 강원지역 합동토론회에 참석해 당원들과 국민들의 지지를 위한 막판 힘을 다 쏟았다.

이날 토론회는 그동안 진행됐던 7차례 토론회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던 윤석열 후보가 집중 공격을 받았던 것과는 달리 공격 대상이 홍준표 후보로 바뀐 것이 가장 특징이다. 최근 홍 후보의 지지도가 높게 나오면서 다른 후보들의 집중 견제 대상이 될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의 토론에서 자신의 강점을 여실히 발휘했던 원희룡 후보는 홍 후보에게 2025년 추진 예정인 고교학점제에 대한 입장을 물으면서 포문을 열었다.

홍 후보는 "고등학교는 인성도 가르쳐야 하고, 생활기록부조차 전교조가 학생 통제수단으로 쓰고 있어 고교학점제를 폐지해야 한다"며 "대학처럼 하는 것은 반대한다. 이번 정권의 좌파 이념 교육장이 된 교육정책을 모두 바꿔야 한다"고 강력 주장했다.

원 후보는 홍 후보가 고교학점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맞받아쳤다. 원 후보는 홍 후보에게 "고교학점제를 처음 듣는 것이냐? 미국은 학점제를 하고 있는데, 그럼 전교조는 친미인가?"라고 공격했다.

윤석열 후보는 원 후보가 질문한 고교학점제에 대해 총론에선 찬성 입장을 내비쳤다. 다만 세부적인 사항과 관련해선 "시설이 뒷받침 돼야 하고 교사들도 분야별로 바뀌어야 하는데, 현재와 같은 인프라로 전면적인 학점제는 무리"라며 기반 마련이 필요함을 언급했다.

탄소세 이슈와 관련해선 원 후보와 홍 후보 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원 전 지사가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주장한 탄소세 관련 질문을 하면서 홍 의원의 '수소 실언'을 언급하자 발끈하며 원 전 지사의 탄소세 질문에 답변하지 않겠다고 맞선 것이다.

원 후보는 지난 부산지역 TV토론회에서는 수소경제를 거론하며 홍 후보와 윤 후보를 공격한 바 있다. 당시 홍 후보가 수소가 어떻게 만들어지는 지에 대해 시원하게 답변을 하지 못한 점을 다시 상기시킨 셈이다.

원 전 지사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탄소세에 대한 입장이 없는 것이냐"고 다그치자 홍 의원은 "그런 야비한 질문엔 답하지 않겠다"고 맞대응했다. 그러자 원 전 지사가 수차례 탄소세 관련 입장을 밝히라고 채근했고, 홍 의원은 "이재명 후보와 본선에 가서 하겠다"고 일축했다.

원 후보가 "(이 후보와) 본선 가서도 그렇게 할 것인가?"라고 다시 추궁하자 홍 후보는 "본선가면 훨씬 잘하지"라고 또 맞받았다. 두 사람 간 설전이 이어지는 모양새를 보이자 사회자가 즉각 차단에 나서면서 마무리됐다.

유승민 후보와 홍 후보는 모병제로 다시 격론을 벌였다. 유 후보는 홍 후보가 주장하는 모병제와 관련 "부자들이 돈을 내서 취약 계층이 군대를 가는 형태의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면서 "(나는) 모병제를 반대한다. 모병제를 진짜 도입할 것인가?"라고 공세를 취했다.

이에 홍 후보는 강군 육성을 위해서는 모병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주장했다. 그는 "선거 때마다 복무기간이 단축됐고, 지금 관심사병도 많고 당나라 부대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강군을 만들기 위해 모병제를 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거듭 밝혔다.

◆ 윤석열과 홍준표 신경전...'리더십 미흡' 대 '구태정치해'

  윤 후보와 홍 의원 간에도 신경전이 오갔다. 윤 후보가 "정치인으로서 장점이 많지만 눈부신 경력에도 불구하고, 리더십에는 의문이 있다"고 지적하자,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은 구태정치를 한다"고 맞섰다.

윤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토론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토론에서 이길 수 있느냐를 대통령 조건으로 이야기하는데, 대통령 역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십"이라며 "(홍 의원과) 가까이 근무했던 사람들 중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공세를 취하자 홍 의원은 "(나는) 계파를 만들어본 적도, 속해본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윤 후보가 "후배들에게 말을 함부로 하거나 독선적이라는 지적은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홍 후보는 "(의미를)이해한다"면서도 "당내 경선은 당원과 국민의 잔치인데 윤 후보가 사람들을 우르르 끌어 모으는 것은 10년 전 구태 기득권 정치인의 전형"이라고 꼬집었다.

윤 전 총장은 "홍 후보 선대위원장에도 대단한 분이 가셨는데 그 이야기는 인신공격 같으니 하지 않겠다"고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자 이에 홍 후보는 "이미 인신공격 다 했다. 인신공격까지 하는 것을 보니 이제 답답한 모양이다. 새정치를 하겠다는 분이 그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라고 비꼬아 분위기가 다소 험악해지기도 했다.

이날 윤 후보는 자신의 두 차례 주도권 토론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고발 사주 수사와 손준성 검사 구속영장 기각 논란, 이재명 후보와 문재인 대통령의 회동, 홍 의원 리더십 문제를 지적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앞선 토론회에서 정책 공약 중심으로 발언한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 최근 자신을 둘러싼 여러 가지 의혹 또는 이슈들로 입지가 약화된 것에 대해 적극적인 해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됐다.

윤 후보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 대선 경선 일정에 맞춰서 공수처에 관련 수사를 진행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수처에 대한 송 대표의 압박을 "(손 검사에 대한) 영장 사주"로, 손 검사에 대한 공수처의 구속영장 청구를 "직권남용"으로 규정하면서 자신의 입장을 적극 설파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고발사주 관련 녹취록 공개와 여당 대표의 공수처 수사 관련 발언, 손준성 검사에 대한 체포 및 구속영장 기각 등 최근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열거하면서 당내 다른 후보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윤 후보와 홍 후보 간 설전이 오갔다. 홍 후보가 윤 후보를 향해 "참 딱하다"고 말하자 윤 후보는 "이게 우리 토론에서 못 다룰 주제냐"고 맞섰다. 이에 홍 의원은 "본인의 수사는 정당한 수사이고, 본인이 수사를 당할 때는 정치 공작이라고 하는 건 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반면 원 후보는 "이번 사태를 보면서 과거 학생운동으로 정치에 뛰어든 민주화세력들이 검찰 개혁이라 쓰고 검찰을 장악하는 위선의 현장을 느꼈다"며 "(윤 후보가) 그런 점에서 부당한 압박에 이겨내기 바란다"고 격려해 대조를 보였다.

한편 윤 후보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후보가 청와대 차담을 한 것에 대해서 비판했다.

윤 후보는 유 후보에게 "어제(26일) 이재명 후보가 청와대에 가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냐"고 물었고, 유 후보는 "문 대통령이 얼마 전에 대장동 게이트 철저히 수사하라고 해놓고 이재명과 만나는 걸 보면서 대장동 특검을 받지 않고 검찰과 경찰에 이 사건을 떠넘겨 대충 뭉개기로 작정한 것으로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문 대통령이 이재명을 통해 퇴임 후 신변 안전을 보장받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의 생각에 공감한다는 의미인 셈이다.

이날 토론회는 마지막 지역 TV토론회인 만큼 후보들은 자신에 대한 당원과 국민의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내달 5일 최종 후보 결정을 남겨놓고 있다. 지난 7차례의 ‘지역 토론회·1:1 토론회’를 거치면서 어느 정도 후보들간 강약점과 장단점이 수면 위로 올라온 상태로 보인다. 하지만 최종 경선룰이 이날 정해지면서 어떤 후보가 최종 선택을 받을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앞으로 두 차례 남은 마지막 공개 토론에서 최종 승자가 결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만큼 후보들의 마음도 타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누구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점입가경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