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 중'인 시의원과 단풍놀이

국민의힘 충북도당 "피고인과 박범계 장관의 산행 부적절"

임승호 대변인 "정치적 중립성은?... 국민에 설명하고 사과하라"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과 산행을 즐긴 사실이 드러났다. 박 장관이 지난달 국감에서 "수사에 있어서 오해를 받을 만한 어떠한 부당한 관여를 하고 있지 않다"고 자신 있게 말한 만큼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3일 국민의힘 충북도당에 따르면, 정우철 청주시의원이 최근 청주 상당산성에서 박 장관과 찍은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그는 사진과 함께 "일요일 오후(10월31일) 박 장관, 지인 등과 함께 우암산 등반을 함께 했다…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산성을 한 바퀴 돌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글을 남겼다.

국민의힘 충북도당은 이날 성명을 통해 "반성과 참회로 청주시민께 사죄는 못 할망정 법무부장관을 대동하고 산행하는 그 아이디어와 행태는 누구 머리에서 나왔는지 참으로 한심하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얏나무 아래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는 말처럼 아무리 개인적인 인연이 있더라도 피고인과 산행은 누가 봐도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다"며 "박 장관과 정 의원은 시민과 국민에게 석고대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도 이날 성명을 내고 "현직 법무부장관이 재판 중인 피고인과 함께 산행을 즐기고 다녔다"며 "박 장관은 '황당한 산행'에 대해 국민 앞에 명백히 설명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임 대변인은 "박 장관은 지난달 국감에서 대장동 게이트 관련 질문에 '수사에 있어서 오해를 받을 만한 어떠한 부당한 관여를 하고 있지 않다'며 자랑스럽게 답변했다. 이처럼 정치적 중립성을 잘 지키고 있다며 여러 번 으스대오던 박 장관이 카메라가 꺼지면 재판이 진행 중인 피고인과 단풍놀이를 즐기고 다녔다"고 꼬집었다.

이어 "해당 시의원이 게시한 사진에는 '노마스크'와 '턱스크'를 한 일행도 보인다. 역시 한국형 코로나는 민주당 소속 시의원은 피해 가는 것 아니겠는가.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정 시의원은 자숙해도 모자랄 시기에 무엇이 그토록 자랑스러워 박 장관과의 산행을 SNS에 업로드 했단 말인가"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정 시의원을 향해선 "본인을 선택한 시민들에게 최소한의 미안한 마음이라도 가지고 있었다면 그러한 게시물을 올릴 수 없었을 것", 박 장관을 향해선 "대장동 게이트 특검에 대한 국민들의 폭발적인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경거망동하며 국민들의 분노를 키우고 있다"고 직격했다.

임 대변인은 "이들의 가벼운 행동은 평소 본인들이 법 위에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라며 "박 장관과 정 시의원은 최소한의 양심이 남아있다면 '황당한 산행'에 대해 국민들 앞에 설명하고 사과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