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후보 후보수락연설에서 3년 공들인 슬로건 표절 주장, "후안무치한 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사진 연합뉴스 제공>
제3지대에서 차기 대선출마를 선언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윤석열 국민의 힘 대선 후보가 자신의 대선 슬로건을 표절했다고 주장하며 "어떤 카피라이트도 이제까지 안 쓴 말이 있었나, 슬로건을 표절할 수 있지만 철학까지 표절하진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경제부총리는 8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자신이 내걸었던 슬로건이 '기득권 공화국을 기회의 공화국으로'였는데, 윤석열 후보가 '기득권의 나라에서 기회의 나라로'라는 표현을 써 완벽한 표절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경제부총리는 "제가 '기득권의 나라에서 기회의 나라'라는 말로 썼다. 지난 3년 정도 책을 쓰면서 대한민국 모든 문제들에 대한 구조적인 그 근본적 문제, 그리고 해결하기 위한 한마디 키워드가 뭘까 가지고 3년 고민하다가 만든 것이 (이 슬로건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출마 선언 때도 이것을 메인 슬로건으로 했는데 그걸 썼더라. 명백한 표절이다. 또 하나 우스운 것은 지금 깨야 할 기득권이 바로 거대정당과 윤석열 후보 측이다. 그런데 기득권인 사람이 기득권 깨고 기회의 나라를 얘기하니까 그것도 어불성설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 캠프 김병민 대변인이 '기회'라는 단어는 많이 썼고, 이전에 박근혜 대통령 같은 경우도 '기회가 강물처럼 흐르는 나라'라는 표현을 썼는데 꼭 이게 표절이라고 볼 수 있느냐는 반론을 편 데 대해서 김 전 경제부총리는 "어떤 카피라이트도 이제까지 안 쓴 말이 있었나, 전부 따온 것들이고 한 단어 쓰는 건"이라며 "그렇지만 정신과 슬로건 자체는 다르다. 슬로건을 표절할 수 있지만 철학까지 표절하진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심스럽게 생각하는 건 제1야당의 후보가 그런 철학과 내용도 없이 다른 대선 후보가 쓴 슬로건 갖다 후보수락 연설에서 말미에 결론적으로 쓴다는 건 후안무치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병민 대변인이 말미에 우리의 정책 공약 얼마든지 갖다 쓰라고 얘기했다는 데 대해선 "갖다 쓸 게 있나요"라고 반문하며, "공정과 정의 얘기하는데 그 단어는 새로 만든 단어인가? 공정하지 않은 사람이 공정을 얘기하고, 정의롭지 않은 사람이 정의를 얘기하는 사회"라며 "지금 말만 갖다 쓰면 되는 건가, 좋은 말 쓰는 건 좋다. 그렇지만 철학과 그 내용 가지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국민 앞에 내놨으면 좋겠다"며 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앞서 '윤석열 후보, 윤석열 캠프 자체가 기득권층'이라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서도 "지금의 거대양당이야말로 정치권에 대표적 기득권이다. 서로 싸우고 있지만 '적대적 공생관계'를 형성하면서 우리 정치판을 이제까지 이 모양 이 꼴로 만들어왔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20년 동안 우리 대한민국 사회·경제·문화 모든 문화를 만들어온 문제 원인을 제공했던 것이 거대양당이고 정치권이다. 그렇다면 거대양당과 그 후보들이야말로 기득권 중에 기득권이다. 처절한 반성이 있어야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그는 윤 후보가 제시한 새 정부 취임 후 50조 투입하는 자영업자의 피해보상 정책과 이재명 후보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정책에 대해서는 '매표', 표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번 코로나로 인한 거기(소상공인과 취약계층)에 대한 대책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그렇지만 50조다 이렇게 말 함부로 하는 건 재정에 대한 기본적인 논리도 모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재정은 있는 돈 퍼 쓰는 게 아니라 그 돈을 쓸 수 있는 다른 모든 기회를 포기한 것이다. 이재명 후보가 재난지원금이라든지 기본소득이라든지 나눠주기한다는 얘기는 그 돈 어디서 화수분처럼 나오는 게 아니라 다른 기회에 쓸 수 있는 모든 것을 포기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또 "윤 후보가 50조 얘기한 근거는 뭔지 모르겠다만 제가 부총리 마지막 때 국가채무비율이 36%였다. 지금 51%가 넘어서 거의 50% 이상 늘어나고 있다. 이와 같은 재정 상황에 대해서 어떤 기본적인 철학과 내용을 알고 하는 얘기인지 상당히 걱정된다"며 "제1야당 후보가 그 정도 내용도 없이 지금 남 슬로건 베끼기, 남 정책 베끼기 (하는 건) 정말 개탄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