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李, 귀띔이라도 했으면... '40명'은 李대표와 함께 들은 8일 정오 중앙당 집계치"
이준석 "적당히 했어야 한다"... 김종배 "방송 따로 나와 팩트체크하는 건 문제 아니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김재원 최고위원이 지난 10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지도부가 제2차 전당대회 이후 탈당 규모를 놓고 각자 방송에 나와 '팩트체크' 공방을 벌이고 있다.
급기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0일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로부터 "대표와 최고위원이 방송에 따로따로 나와서 숫자 이야기를 서로 팩트체크하고 있는 건 문제 아니냐"라는 지적까지 받았다.
사건의 발단은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지난 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다. 그는 "중앙당 집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전대(전당대회) 종료부터 이날 오전 현재까지 확인된 탈당자 수는 40명이 전부"라며 "청년층 탈당 러시는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그다음 날인 9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김 최고위원 등을 겨냥해 "몰상식한 분"이라고 비난했다.
이 대표는 "40명은 하루에 그냥 가만히 있어도 '자연 탈당' 되는 정도"라며 "언론이 그런 걸 침소봉대하고 조작하고 있다는 식으로 (김 최고위원이) 사태를 덮으려고 한 것 같다"며 "한쪽으로는 젊은 세대한테 비판받고 다른 한쪽으로는 언론에 취재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발언이다. 언론의 속성을 잘 아시는 숙련된 정치인이 이런 발언은 했다는 건 의도가 좀 있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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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李, 귀띔이라도 했으면... '40명'은 李대표와 함께 들은 8일 정오 중앙당 집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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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지난 10월 14일 오전 경기도 수원 장안구 국민의힘 경기도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최고위원은 10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결과적으로 이 대표 말씀이 맞다"면서도 "사실 저는 또 잘못된 정보도 아니다"라며 '40명' 발언이 나오게 된 경위를 자세히 설명했다.
김 최고위원에 따르면, 지난 월요일(8일) 국민의힘 최고위원들 전원이 이 대표와 점심 후 이 대표와 한기호 사무총장, 김 최고위원 등 일부가 남았다.
이 자리에서 한 사무총장은 "지금 중앙당에 접수된 탈당계가 40명밖에 안 된다. 예년에도 보통 경선이 끝나면 10% 정도 탈당했으니 탈당 러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놀란 김 최고위원 "진짜냐"고 묻자 한 사무총장은 "사실이다, 내가 확인했다"고 했다.
이어 김 최고위원이 "지방 시도당 접수분까지 (합산)된 거냐"고 묻자, 한 사무총장은 "그것까지 접수하려면 시간이 걸리는데 오늘 일단 중앙당에 접수된 건 그렇다"고 답했다.
김 최고위원은 "왜 그냥 가만히 있느냐. 적극적으로 공개하시라"고 하자, 한 사무총장이 "공개하겠다"고 했다. 함께 있던 이 대표가 "그러면 '내가 탈당해 줄까?' 하는 사람(반발성 탈당)도 나올 수 있지 않으냐"고 했고, 김 최고위원은 "대탈주가 일어나는 것처럼 언론에 나오는데 그게 아니라고 이야기해야 하지 않으냐"고 말했다고 한다.
이날(10일) TBS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최고위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저는 곧바로 방송이 있어서 그 이야기를 하게 됐는데 그 상황에서 (이야기가) 끝나고 이 대표가 당 조직국장을 불러서 '지방 것까지, 시도당 접수분까지 빨리 집계해오라'고 하신 것 같다. 그래서 자료를 만들어서 공개했는데 저는 그때 방송 중이었고 그 이후에도 사무총장과 연락이 안 돼서 제가 모르는 상태에서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이 대표가 저에게 '시도당까지 집계해보니 사실은 이렇다'고 귀띔이라도 했으면 제가 그런 잘못된 정보를 이야기할 일도 없다"며 "사실 잘못된 정보도 아니다. 그때 이야기한 게 중앙당에 접수된 거였고 시도당은 아직 집계가 안 됐기 때문"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탈당자의 70%가 2030세대인 것은 맞지 않느냐'는 진행자의 물음에는 "서울 수도권이 그렇다는 것인데, 실제로 탈당하신 3000여 명 중 2030세대가 1700~ 2100명 정도"라고 답했다.
이어 "과거에도 경선이 끝나면 통상적으로 한 주에서 한 달 사이에 10~20%가량이 당을 나갔다. 그분들은 사실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 주위 권유에 의해서 들어온 것인데 우리나라 정당의 오랜 현상이고 이것은 우리 당뿐만 아니라 민주당도 더하면 더하지, 덜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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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적당히 했어야 한다"... 김종배 "방송 따로 나와 팩트체크하는 건 문제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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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오전 국내 최대 요소수 제조업체인 롯데정밀화학 울산사업장을 방문해 회사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경선 이후 탈당한 수보다 입당한 수가 더 많다'는 김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그 얘기도 허위"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김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탈당자 통계를 내는 건 선거인단 기준인데, 선거인단은 편하게 얘기해서 '당비를 내는 당원'이다. 선거인단이 아닌 일반당원 숫자를 합쳐서 (입당자 수가) 더 많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최고위원이 (탈당자가) 40명이라고 그랬다. 기본적으로 몇천 명 단위로 이야기하기 시작하면서 어떻게든 '입당숫자도 많다'고 이야기하려는 것 같은데, 저는 처음부터 2030의 그런 탈당 문제를 이야기했고 2030의 탈당비율이 높다"고 덧붙였다.
진행자가 "김 최고위원과 계속 얼굴 맞대고 회의 나누는 사이 아니냐", "지켜보는 입장에서 대표와 최고위원이 방송에 따로따로 나와서 숫자 이야기를 서로 팩트체크하고 있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회의 때는 별 얘기 안 한다", "적당히 얘기했어야 한다", "제가 대표된 뒤부터 이런 일이 한두 번이냐"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