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서방 무력 대치 고조…폴란드 나토에 “구체적 조치 필요”

폴란드 총리 나토 협약 4조에 근거해 “동맹 전체의 약속 필요”

EU “이주에 관여한 벨라루스 항공사, 여행사에 제재 확대 예정”

러-서방 무력 대치 고조, 미·터키 등 나토 동맹국 흑해서 해상훈련.

러, 우크라이나 접경에 병력 강화…미, 유럽 동맹국에 침공 가능성 경고

벨라루스 난민사태와 관련해 폴란드 국경에서 러시아와 서방국간 무력 대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폴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구체적 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14일(현지시간) 벨라루스 난민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나토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날 폴란드 국영 매체 PAP를 통해 “우리가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이제 우리는 구체적인 조치와 동맹 전체의 약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토 협약 제4조에 따르면 동맹국은 영토의 완전성, 정치적 독립성 또는 안보가 위협받을 때 협의를 요청할 수 있다.

한편, 같은 날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알렉산드로 루카셴코 대통령을 지지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또한 폴란드와 벨라루스 국경에서의 긴장 해결을 도울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난민사태 해결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모든 방법은 동원해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지난 11일 루카셴코 대통령이 EU 제재에 대응해 “가스공급을 차단하겠다”고 위협한 것에 관해 “벨라루스 대통령이 유럽으로 가는 관을 끊으라고 명령할 수 있지만, 이는 러시아와의 계약 위반이며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난민사태는 지난 8일 벨라루스에 체류하던 수천 명의 중동 난민이 폴란드 국경 지역으로 몰려들며 국경을 넘으려 시도하면서 고조됐다. 폴란드는 국경지대에 1만5,000여 명의 군사를 배치해 이를 방어하고 있다.

현재 폴란드와 일부 EU 국가는 루카셴코 대통령이 이번 난민의 이동을 배후에서 의도적으로 조정했거나 방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0일 벨라루스가 국영 여행사를 통해 자국의 난민들에게 EU행 ‘망명 패키지’를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패키지에는 폴란드로의 원경 안내 방법 등인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U 또한 이번 난민사태를 제재에 대한 벨라루스의 보복 조치로 보고 추가 제재 확대를 논의하고 있다.

조제프 보렐 EU 외교정책 대표는 15일(현지시간) 이주민 수송에 관여한 것으로 추정되는 벨라루스의 항공사와 여행사에 대한 제재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태는 나토 동맹국이 폴란드에 대한 지지를 약속하고 벨라루스는 지지하는 러시아가 영공에 전략폭격기를 출격시키는 등 러시아와 서방의 대치 구도로 확대되고 있다.

루마니아 국방부는 13일(현지시간) 흑해 해역 위기 상황에서 나토군의 대응 능력과 해군 간 공조 수준을 향상하기 위해 미국, 터키,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등 4개국 군함 7척이 흑해 공해상에서 연합 해상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또한 우크라이나와 접한 국경에 병력 배치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이와 관련해 유럽 동맹국에 러시아가 침공할 가능성을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