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의 지나친 변동성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수단으로 이용하기에는 오히려 장애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투자은행 UBS의 최고 통화전략가 제임스 말콤(James Malcolm)은 미국의 온라인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와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의 인플레이션 헤지 주장에 대한 매우 큰 경고가 수반되어야 한다”라며 “어떤 상황에 대한 확고한 사고방식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의 이러한 주장은 지난 10월 30년 만에 가장 높은 CPI(소비자물가지수) 발표와 함께 가격이 치솟으며 인플레이션 헤지수단이라는 주장이 타당해 보였지만 11월 10일 6만8,600달러 이상에서 20일 5만6,000달러대로 18% 이상 급락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비트코인은 원래 현금의 디지털 버전쯤으로 여겨졌지만, 요즘 가상화폐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디지털 형태의 금’이라고 부르는 경향이 크다. 귀금속과 마찬가지로 공급이 제한되어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 희소성이 비트코인이 장기적으로 가치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고 인플레이션이나 기타 재난 상황과 같은 문제에 직면할 경우 다른 자산의 가치가 흔들리더라도 비교적 안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0월 가격이 급등했을 때 JP모건의 가상화폐 전문가 니콜라스 파니기르초글루(Nikolaos Panigirtzoglou)는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 헤지수단이라는 인식이 상승의 핵심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30년 만에 최악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이라는 수치가 발표되자 가격의 급등으로 이어지며 그러한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상황이 연출됐다. 그러나 최근 급락은 대부분의 주요 투자자들이 투자를 꺼리게 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UBS 전략가인 말콤은 “인플레이션은 수많은 수요 중 하나로 매우 열악한 수단일 뿐”이라며 “인플레이션은 계속 상승할 수 있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현재보다 훨씬 더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BNY 멜론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BNY Mellon Investment Management)의 전략가인 캐서린 도일(Catherine Doyle) 역시 “비트코인은 주식처럼 위험한 자산으로 인식되어야 한다”며 “너무 투기적이고 원시적 느낌”이라고 말했다.
한편 회의론자를 중심으로 현재와 같은 상승추세가 계속될 수는 없다며 언제든지 2018년과 같은 혹한의 겨울에 빠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 2017년 말 2만 달러였던 가격이 약 1년 후에는 4천 달러에 머물렀던 것을 상기시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