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자영업자 피해 집중, 고려 안 할 수 없어"
"전면봉쇄(락다운), 전혀 고려 대상 아냐...사회가 감당할 수 없어"
엄중식 교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결정이 빨리 이뤄지지 않아 더 문제"
"거리두기 강화해도 지역사회 유행 차단 효과 2~3주 후 나타나"
◆…코로나19 중환자실 <사진 연합뉴스 제공>
김부겸 총리가 13일 정부 예상보다 방역지표가 더욱 악화될 경우, 이번 주 중에 특단의 방역 대책을 발표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조금 더 두고 봐야 한다"며 "그런 단계는 아직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총리는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특단 대책의 경우 교회 등 다중이용시설의 방역패스 확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영업시간 제한 등 몇 가지 방식을 엮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지금 제일 중요한 건 위중증 환자들 감당해낼 수 있는 의료 대응 능력이 되느냐 아니냐가 관건"이라며 "너무 확진자 숫자가 급격히 늘어나면 거기에 따라 위중증 환자 숫자도 늘고, 의료·병원의 병실 등에서 감당을 못하면 그건 정말 위기다. 대혼란이 오기 때문에 만약 '도저히 이건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라고 생각되면, 국민들에게 사정을 말씀드리고 조치를 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총리는 "그런 단계는 아직 아니라고 본다"라며 "다만 전문가들은 하루가 급한데 왜 안 하느냐고 하지만, 국민들이 2년 동안 견뎌내 주시고 협조해주신 것, 그다음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 피해가 집중된 것도 고려 안 할 수 없다"고 짚었다.
예전에 방역 상황이 악화될 시 비상계획을 발동한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진행자가 묻자 김 총리는 "비상계획이 외국에서 썼던 소위 락다운(Lockdown)이라고 한다. 한 사회 전체를 '멈춤'인데. 우리 사회는 특성상 그게 어렵지 않나"라고 답변했다.
김 총리는 "예를 들면 중국 등은 그런 방식을 썼는데 우리가 그렇게 가기는 어렵다"며 "우리 사회의 특징상, 그러니까 그것(전면봉쇄)를 쓰지 않고 코로나 확산 흐름을 조금씩 누그러뜨리면서 최악으로 갈 수 있는 상황은 막아내고, 사회의 역량, 국민 협조를 믿고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가 그걸 감당할 수가 없다"고 말하며 현재 전면봉쇄(락다운)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대선 때문에 강력한 방역 조치를 안 하는 거 아니냐는 견해에 대해서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여야, 보수·진보 따져서 전파되는 건 아니지 않나. 좀 지나친 판단"이라며 반박했다.
김 총리는 "정부로서는 과학의 영역에 속한 이 문제는 과학자들의 판단을 토대로 나머지 우리 내수경제 상황을 고려해서 한다. 여기서 대선까지 갈 만큼 그렇게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청소년 방역패스 도입 시점을 조정할 수도 있을 것이란 일부 전망에 대해서는 섣부른 판단이라고 답변했다. "2월 1일을 목표로 방학 중 접종 속도를 높여야 한다. 또 많은 어머니들도 설득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백신 추가접종 간격을 6개월에서 3개월로 줄인 것과 관련해서 "백신 효과 자체가 의외로 3개월부터는 조금 떨어지더라는 부분들이 사실 정확하게 예측 못했던 것"이라며 "영국이나 그리스는 명확하게 3개월로 했다. 전문가들한테 토론을 부친 후 의사 선생님들께서 접종 간격을 당긴다고 해서 예상되는 다른 후유증은 현재까지 보고되지 않았다 한다"고 덧붙였다.
◆ 엄중식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보다 더 강한 방역 조치 시행돼야"
반면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 단기간에 유행을 차단하고, 다시 일상 회복 관련 논의를 하려면, 짧은 시간 동안 환자를 줄여야 하므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보다 더 강한 방역 조치가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엄 교수는 "당장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해도 그로 인한 지역사회 유행 차단은 2~3주 후에 결과가 나타난다"라며 "병원에 가지 못하고 집 또는 이송 중 사망한 환자들이 다량 발생하면 굉장히 큰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의 경우 1천5백~2천명 나올 때 4차 유행 당시의 4단계보다도 더 강도가 높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거리두기를 하면 경제적 손실이 있는 분들이 생기기 때문에 거리두기를 강력히 결정할 때는 반드시 손실 보상과 관련된 분명한 제시가 있어야 한다"고 짚었다.
특히 엄 교수는 신종 감염병 예측이 실제와 다르게 전개됐을 때 신속하게 대응해야 하는데, 거리두기 강화 같은 결정이 신속히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엄 교수는 "지금 가장 크게 문제가 된 것은 백신 효과가 떨어지는 시점에서 방역 완화가 시작된 점"이라며 "3차 접종을 충분히 시작하지 못한 부분, 그리고 미접종자 관리와 관련된 보호 대책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한 점, 그리고 중증화율을 예측하는 데 다소 지금 상황과 다른 예측을 했던 것이 중환자 발생과 관련된 중증 병상 확보에 차이를 두게 된 중요한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예측은 틀릴 수 있다. 원래 신종 감염병이 예측이 굉장히 어렵기 때문"이라며 "그렇지만 예측이 실제 상황과 다르게 됐을 때 전체적인 확산을 중단시키는 거리두기 강화 같은 결정이 빠르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오히려 지금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3차 접종을 하고 3개월 후에도 4차 접종을 해야 되는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엄 교수는 "mRNA 백신의 경우 지금 상태로 3~4개월 이후부터 항체가 감소해 3차 접종 이후에도 추가 접종이 필요할 가능성이 있다"며 "또 하나는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이 백신 접종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오미크론 같은 백신 효과를 크게 떨어뜨릴 수 있는 변이주가 나왔기 때문에 이후에 똑같은 백신으로 계속 접종을 추가해야 할지 아니면 새로운 백신을 기다려야 할지 다시 상황을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실제 3차 접종을 한 분들을 중심으로 한 후속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청소년 접종과 관련해선 "어린이, 청소년들 같은 경우 코로나에 감염된다고 하더라도 중증 진행 사례가 크게 많지는 않다"며 다만 유행이 커지면 중증으로 진행하거나 사망하는 소아청소년이 생길 수밖에 없으므로 접종할 것을 권고했다.
엄 교수는 "캐나다의 경우 이미 12세 이상에서의 접종이 80%를 넘긴 상황이고, 5세 이상에서의 접종도 지난주부터 시작한 상황"이라며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면 학교, 학원이 계속 폐쇄와 개방을 거듭하고, 자가격리 되는 학생들이 많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당연히 학습권이 침해를 받고 교육 손실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