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전북대 타운홀미팅 "극빈 생활·배우지 못한 자는 자유 뭔지 몰라" 파문 확산
尹 "그분들 무시가 아니라 도와드려야 한다는 얘기" 해명하며 진화 부심
민주당 "용납할 수 없는 망언... 사과로 끝날 문제 아냐. 어떻게 책임질 지 밝혀야"
정의당 "尹의 천박한 인식 확인... 망언 반복하는 데에 그저 한숨만 나올 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2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에서 대학생들과의 타운홀미팅에서 '극빈 생활을 하고 배운 것이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 모른다"고 발언해 파문이 일었다. 이날 교내 이세종 열사 추모비 앞에서 헌화하려다 이를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항의를 받고 발걸음을 돌리고 있는 윤 후보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후보는 이날 전라북도 전주시 소재 전북대에서 열린 대학생들과의 타운홀미팅 후 기자들과 만나 관련 사안에 대해 "정말 끼니 걱정해야 하고 사는 게 힘들면 (자유)그런 걸 느낄 수가 없다는 것"이라며 해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자유라는 건 가난한 사람이나 공부를 못한 사람이나 다 같이, 우리가 자유인들이 서로 연대해 자유를 느끼게 하려면 그분들에게 좀 더 나은 경제여건이 보장되게 하고, 더 교육받을 수 있게 해서 자유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는 게 힘들면 자유가 뭔지 느낄 수 있겠냐. 일부만 자유인이고 나머지는 지배당하거나 자유인이 아니게 된다"며 "모든 국민이 자유인이 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 후보는 앞서 타운홀미팅에서 '99개가 달라도 정권교체라는 하나의 뜻만 같으면 같이할 수 있다고 했는데 차별금지법과 n번방방지법 등 자유를 침해하는 사람과도 할 수 있다는 거냐'는 한 학생 질문에 "자유의 본질은 일정 수준의 교육과 기본적인 경제 역량이 있어야만 자기가 자유가 무엇인지를 알게 되는 것"이라며 “극빈한 생활을 하고 배운 것이 없는 사람은 자유가 무엇인지 모를 뿐 아니라, 자유가 왜 개인에게 필요한지 그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고 발언해 논란을 자초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같은 윤 후보 발언에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망언"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이재명 대선후보 선대위 김우영 대변인은 윤 후보 발언이 나오자 즉각 브리핑을 갖고 이같이 질타한 뒤, "가난하고 못 배우면 자유로운 인간이 될 수 없고 자유롭고 싶어하지도 않는다는 말이냐?"고 윤 후보를 직격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놀라움을 넘어 과연 이 같은 발언을 한 대통령 후보가 있었나 싶다"며 "국민을 빈부로 나누고, 학력으로 갈라 차별적으로 바라보는 윤석열 후보의 인식이 너무나 충격적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한 "국민의 권리를 보장하고 국민의 삶을 책임질 대통령 후보로서 헌법정신조차 심대하게 부정한 거"라면서 "헌법전문에 나온 3.1운동도, 4.19혁명도 가난하고 못 배운 사람들이 일으킨 한국 현대사의 거대한 진보였음을 윤 후보는 모르는 것 같다"고 맹공을 가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사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며 "윤석열 후보, 국민을 무시하고 폄훼한 망언에 대해서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밝히기 바란다"고 압박했다.
정의당도 윤 후보의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한 뒤, "헌법 12조에서 22조까지 보장된 자유권은 가장 오래된 기본권으로 천부인권이라 불리는 권리다. 경제적 상황과 교육 정도에 상관없이 누구나 온몸으로 느끼고 행사할 수 있는 권리인 것"이라고 질타했다.
오현주 정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한동안 잠잠하다 했더니 윤석열 후보가 오늘 또 망언 보따리를 풀었다.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 것은 바로 윤석열 후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오 대변인은 이어 "윤 후보는 아마 모든 국민에게 일정 수준의 교육과 기본적인 경제 역량이 필요하다는 좋은 의도였다고 해명하며 말꼬리 잡는다고 또 언론 탓을 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국민에게 필요한 무언가를 말하기 위해 늘 일부 국민들을 깎아내리는 모습에서 윤 후보의 천박한 인식만 확인할 뿐"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몇 번을 똑같은 방식으로 망언을 반복하는 데에서는 그저 한숨만 나올 뿐"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또한 "최근 선관위가 정한 법정 토론 이외에는 나가지 않겠다는 윤석열 후보의 입장은 입만 열면 망언을 쏟아내는 후보의 상태를 고려한 국민의힘 선대위의 극약처방이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든다"면서 "국민의힘은 선거운동 이전에 부디 자당 후보의 인권과 차별에 대한 최소한의 인식부터 점검하길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싸잡아 비난했다.
그간 이어지는 말실수로 빈축을 샀던 윤 후보가 이날 전북대 대학생을 상대로 가진 간담회에서 이같이 정제되지 않은 발언을 하면서 가뜩이나 당 내홍으로 추진 동력을 잃어가고 있는 윤 후보 선대위나 여론조사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당 선대위는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