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세금만 13조 원, 미국 역사상 최고액”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사진 로이터)
미국 전기 자동차 회사인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29일(현지시간) 스톡옵션 행사로 28조 원을 벌어들이며 이에 따른 세금만 13조 원에 달할 것으로 미국 CNN 방송이 보도했다. 이는 개인이 내는 세금으로는 미국 역사상 최고액이다.
29일 머스크는 160만 주를 취득할 수 있는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를 열고 이중 93만4090 주를 10억 달러(약 1조1870억 원)에 매각했다. 이로써 머스크는 내년 8월까지 취득할 수 있는 스톡옵션 2290만 주를 모두 행사했으며 이중 1030만 주를 매각한 것이다.
머스크의 옵션 행사가격은 주당 6024달러(약 7407원)를 기준으로 계산할 때 머스크가 스톡옵션 행사로 벌어들인 소득 235억 달러(약 27조8945억 원)가 과세 대상이다. 평균 매각 가격은 주당 1091.73달러(약 129만5900 원)다. 최고 세율 40.8%를 적용하면 그가 내야 할 연방 세금이 약 107억 달러(약 12조7009억 원)다.
머스크는 지난달 옵션 행사 외에도 신탁해 둔 주식 540만 주를 처분했다. 이 주식은 테슬라가 2010년 기업공개(IPO) 이후 상장 초기부터 머스크가 보유하던 주식으로 추정된다. 이들 주식 처분에 대해서는 장기 자본 이득세(20%)를 내도록 돼 있어 세금이 12억 달러(약 1조4244억 원)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그가 올해 처분한 총 주식 수는 1570만주에 달하며 이로 인해 테슬라의 주가가 다소 내렸다. 머스크의 평균 매각 가격인 주당 1091.73달러(약 129만5900 원)는 매각을 시작하기 전의 최고 주가보다 약 11% 낮은 금액이다. 테슬라 주식은 올 들어 54% 상승했다.
그의 주식 매각은 세금 납부를 의식한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머스크는 내년까지 옵션 행사를 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으나 미 의회에서 사회보장법안이 통과되면 세율이 8% 오를 것을 우려해 미리 처분했다. 지금까지 머스크가 처분한 주식은 전체 보유 주식의 9.2%다. 그는 지난 11월 자신의 트위터에서 예고한 10%보다 적은 수치지만 더이상 주식을 팔지 않기로 했다.
머스크는 2012년에 스톡옵션을 부여받았으며 이후 몇 년에 걸쳐 테슬라가 재정 및 운영 목표를 달성함에 따라 옵션 실행 권한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머스크는 지난 11월 시작한 옵션 행사 전까지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됐었다. 테슬라의 가치가 올라가면서 머스크가 보유한 지분의 가치가 올라가지만 현 미국 조세 체계에서는 이는 ‘수입’으로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경향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설립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 등 억만장자들에게도 적용된다. 탐사 전문 매체 프로퍼블리카(Propublica)의 조사에 따르면 실제로 이들이 2018년에 세금을 전혀 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 슈퍼 리치들이 조세체계의 허점을 이용해 합법적으로 과세를 비껴가고 있다면서 미 의회 내에서는 부호들의 재산에 부유세를 매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머스크가 주식을 처분한 뒤에도 테슬라의 지분은 오히려 늘어났다. 그가 보유한 주식은 1억7700만 주로 처분 전보다 4% 늘어난 셈이다. 또 2018년 보수 계약에 따라 그가 행사할 수 있는 스톡옵션도 여전히 5900만 주가 남아있다. 이 주식의 행사가격은 주당 70.01달러(약 8만3100 원)로 2028년까지 행사할 수 있다. 이에 더해 테슬라의 실적에 따라 추가로 2530만~3380만 주의 스톡옵션을 취득하게 된다.
현재 세계 최고 부자인 머스크의 재산은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Fobes) 평가 가치로 2800억 달러(약 332조3600억 원)에 달한다.
<로이터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