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불법 사찰", 민주당 "尹 지지율 하락에 정치공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통신자료 조회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지지율 하락에 따른 정치공세'라고 비판했고, 국민의힘에서는 '불법 사찰'이라고 연일 공세에 나섰다.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3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공수처의 통신자료 조회를 불법 사찰이라고 규정한 근거로 관련성과 목적성을 지적했다.

전 의원은 "어제 김진욱 처장이 밝힌 바로는 고발사주 때문에 국민의힘 84명 의원, 윤석열 후보, 배우자까지 포함해 통신조회를 했다는 것인데, 84명의 국회의원 중 지금까지 밝혀진 고발사주 관련자가 없다"며 "올해 9월 9일에 이 사건이 입건됐는데 아직까지 결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김웅 의원 경우 오히려 무혐의 처리, 불기소 처분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 목적성을 가진 부분에 있어서 사찰이라고 규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사찰은 현재 드러난 것만 184명, 319건이다. 언론인들은 공무원이 아니라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아니다"며 "어떤 사건과 긴밀한 관련성이나 공범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 한해 통신조회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성윤 검사장 황제수사를 보도한 TV조선 영상팀, 법조팀 등 공수처에 불리한 기사를 쓴 언론에 대해 주로 (통신조회가) 이뤄진 것을 보면 이것은 보복성 수사로 그런 측면에서 사찰이라고 규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건과의 관련성이 굉장히 중요하다. 예를 들어 그냥 통신영장을 집행해서 통화내용을 받더라도 거기 있는 번호 전부를 통신조회 하지 않는다"며 "전화번호와 통신패턴을 면밀히 분석한 후 시기, 상황상 그 사건의 혐의 사실과 밀접한 번호를 추출한 다음 번호의 인적사항을 조회하는 것이 통신조회"라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통신자료 조회 시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김웅 의원이 고발사주 관여한 것이 작년 4월 7일 무렵이다. 당연히 통신조회는 4월 전후 김웅 의원에게 전화했던 상대방을 주로 통신조회 해야 한다"며 "영장에 나오는 통신거래내역은 1년이다. 빨라야 작년 9월 정도부터 김웅 의원과 통화한 것만 지금의 통신영장에 나온다. 그 때문에 작년 4월 전후한 번호를 추적해서 통신조회를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저도 통신조회 당했다. 작년 4월에 김웅 의원 알지도 못했다"며 통신조회 시점이 맞지 않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제 김진욱 처장에게 질문하니 김웅 의원에 대한 통신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한 적은 있다고 시인했지만, 시점은 본인이 파악하지 못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며 "고발사주 사건으로 윤 후보가 피의자로 입건된 것이 9월 9일, 김웅 의원이 입건된 것은 10월 5일이다. 빨라도 9월에 통신영장을 발부를 받았겠다는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가 검찰총장으로 재임하던 1년 6개월 동안 검찰은 282만 건을 조회했다는 민주당 주장에 대해서도 명백한 물타기라고 질타했다.

전 의원은 "검찰은 2020년 처리한 건이 220만 건, 1년 6개월이면 330만 건이다. 330만 건을 처리하면서 282만 건을 통신조회 했다는 것은 한 건당 1회가 채 안 되는 수치"라며 "고발사주 사건은 한 건 갖고 100명이 넘는다"라고 비판했다.

◆ "어떤 시스템인지 잘 알고 본인들도 많이 했던 것" 

반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전 의원의 주장에 대해 반박에 나섰다.

특히 박 의원은 "공수처가 만약 권한을 남용해 뭔가 했다면 문제고, 거기에 대해서도 저희도 두둔할 마음은 없다"며 "그러나 마치 다른 수사기관은 안 하는데 공수처만 하고, 공수처는 여당 편이라서 야당 또는 윤 후보를 겨냥해 정치적 목적 가지고 통신조회 했다고 규정해 공세를 펼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오히려 "윤 후보는 검찰총장으로서 이것이 어떤 시스템인지 잘 알고 본인들도 많이 했던 건데, 인정이라든지 반성이라든지 그에 대한 평가 없이 무조건 '이건 사찰이다' '저쪽은 다 그만둬야 한다'는 것은 정치공세"라고 지적했다.

이어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는 부분에 대한 제도 개선이 이번 기회에 이뤄져야지, '특정인에 대한 정치적 사찰' '전에 없다가 갑자기 된 거다'라며 정치공세를 펴는 것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지지율이 떨어지고, 법원 판결도 나왔지만 '본인이 피해자다'라는 것을 부각시키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평가절하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20대 국회 때 이 제도를 개선할 수 있는 법안이 나와 있음에도, 그 당시에는 수사기관이 자유롭게 수사해야 한다는 이유로 반대했었다"고 비판했다.

또 전 의원이 주장한 공수처의 통신자료 조회 시점이 맞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 박 의원은 "어제 김진욱 공수처장도 수사내용을 공개해서라도 해명하고 싶지만, 수사내용은 피의사실 공표금지로 공개하기가 어렵다고 얘기했다"며 "저나 다른 어떤 의원들도 수사 과정을 면밀히 알 순 없다. 그래서 추측과 추정을 하는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올해 9월에 본격적으로 수사가 시작돼 그렇게 추측하는 것 같다. 저도 수사 과정을 모르기 때문에 전 의원 말씀이 맞을 수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외 수사건당 통신조회 건수에 대해서도 박 의원은 "검찰은 경찰에서 주로 수사해서 송치받은 사건을 처리하는 사건이 대부분"이라며 "새롭게 증거조사를 할 필요성이 없는 사건이 굉장히 많다. 특수성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방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얘기하기도 어렵고, 또 일방적으로 무조건 정치사찰이며 정치탄압이라 하기도 어렵다"며 "공수처가 수사가 진행된 것은 결론을 내려주는 게 필요한데 공수처가 답답한 게 수사하면서 결론 내린 게 별로 없다"고 짚었다.

한편 여야는 모두 무분별한 통신조회에 대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개정안이 현재 국회에 제출돼 있다. 본인에게 알린다든지 통신조회에 대한 요건을 강화한다든지 이런 부분에 대한 개정작업을 국회에서 진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통신자료를 요청할 당시 수사기관이 법원의 통제를 받든지, 아니면 통신사가 판단을 신중하게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든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