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은 다른 변이와 달리 폐가 아닌 기도의 위쪽에서 번성...치명률 낮춰
◆…과학자들은 전세계의 코로나19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하며 또 다른 변이의 출현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사진 WSJ>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오미크론이 델타 변이보다 빠른 확산세에도 경미한 증상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보도했다. 오미크론이 다른 코로나19 변이에 비해 치명도가 낮은 이유가 폐가 아닌 기도 위쪽에서 주로 감염이 진행되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휴스턴 감리교 병원의 병리 및 유전체 의학 부서장인 제임스 머서는 “오미크론이 빠르게 전파되지만 알파나 델타 변이만큼 인체에 큰 문제를 일으키진 않는다”고 말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오미크론은 치명적인 호흡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폐보다 상기도(기도의 위쪽)의 세포에서 감염과 복제가 일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캠브리지 대학과 홍콩 대학에서 진행된 인간 호흡기 조직 실험 결과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오미크론은 기관지 세포를 감염시키는 것을 더 선호하는 반면 델타 변이는 폐 조직을 더 잘 감염시키고 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참여한 캠브리지 대학의 바이러스 교수인 라빈드라 굽타는 “폐나 하기도(기도의 아래쪽) 복제는 심각한 질병의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 의과대학의 마이클 다이아몬드 박사는 “오미크론을 햄스터에 실험한 결과 다른 변이와 다른 특이한 결과를 보였다”며 “오미크론 변이는 기도 윗부분에는 영향을 주지만 기도 아랫부분까지 이동시키는 데 선천적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11월에 오미크론 변이가 처음으로 확인된 남아프리카에서 보고된 임상결과와도 일치한다.
한편 오미크론의 빠른 확산세에 대한 연구결과도 나왔다. 미국 텍사스 대학 의과대학 바이러스 박사인 비넷 메나허리는 오미크론의 돌연변이 중 ‘H655Y’와 ‘P681H’가 오미크론의 강한 전파력을 설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이 두 돌연변이를 자물쇠와 열쇠로 비유하면서, 이들이 세포에 딱 맞게 들어가는 능력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세포 진입 능력이 좋을수록 전파가 더 잘 된다는 분석이다.
오미크론의 전파력에 비해 증상이 경미하다는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공중 보건 당국자들은 우려를 표명했다. 최초 감염과 백신 접종자들 사이의 돌파 감염을 포함해 오미크론 감염의 급증이 미국 병원을 압도할 수 있다며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등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