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위즈덤하우스
기업 리더들을 상대로 한 사람을 평가하는 데 얼마의 시간이 걸리는지 질문했다. 이에 대한 답변은 10분이면 충분하다는 의견부터 6개월은 돼야 가능하다는 내용까지 천차만별로 나타났다. 수많은 경험에서 나오는 눈썰미를 무시할 수 없지만 이 같은 평가가 성급한 결론이 빚어낸 확신이라면 문제는 달라진다.
조직에서는 첫인상으로 사람을 판단하거나 처음 맡은 업무의 결과로 평가하는 섣부른 확신이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 리더의 잘못된 확신으로 부정적인 꼬리표가 붙은 직원은 점점 위축돼 계속 성과를 올리지 못하게 되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게 된다.
리더십 분야 세계적인 석학 장 프랑수아 만조니 박사와 장 루이 바르수 박사는 '필패 신드롬'에서 10년 이상 현장 리더 약 3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상사와 부하의 관계의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저자들은 아무리 능력 있고 일 잘하는 부하직원이라도 상사로부터 일을 못한다는 의심을 받는 순간 무능해진다고 지적한다.
성과가 낮다고 낙인찍힌 직원은 상사의 낮은 기대치 수준의 성과만 내게끔 유도되고 결국 개인도 조직도 실패할 수밖에 없는 역학구도인 '필패 신드롬(set-up-to fail syndrome)'에 빠지게 된다.
어느 조직이나 심리학적으로 자신의 주관에 부합하는 정보만을 인식하려는 확증편향으로 인해 필패 신드롬을 피해갈 수 없게 된다.
관리자 입장에서 보면 꼬리 붙이기는 불확실한 정보가 넘치는 환경에서 효율적으로 빠른 결정을 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다만 잘못된 낙인이 직원 한 사람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조직 전체를 무기력에 빠뜨릴 수 있어 매우 위험한 행위로 간주된다.
해결의 실마리는 상사나 부하직원 모두 스스로 자신이 추측하고 확신하는 생각이 맞는지 의문을 던짐으로써 찾을 수 있다.
저자는 상사를 포함한 모든 리더가 현명하지 못하게 행동하는 원인을 진단하고 그에 대한 처방을 통해 더 나은 성과와 결과를 가져오는 방법을 제시한다. 아무리 능력 있고 일 잘하는 직원이라 하더라도 상사로부터 일을 잘 못한다는 의심을 받는 순간 무능해진다.
필패 신드롬 / 장 프랑수아 만초니·장 루이 바르수 지음 / 이아린 옮김 / 1만 9000원 / 위즈덤하우스 펴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