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내 사전에 '정치보복' 없다"… "'정직한 文'과 거대한 '내로남불' 집단"

尹 "'민정수석실 폐지' 공약은 수사에 일절 관여 않겠다는 뜻"

與 "검찰쿠데타로부터 文대통령 지키겠다"며 이재명 지지 호소

尹 "정직한 文대통령을 둘러싼 거대한 '내로남불' 집단" 지적

尹 "친盧 없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계승자'?... '사기'라 생각"

尹 "盧, 정치적 불이익 감수하고 민주주의와 법치 등 원칙 따라"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시 서초구 더케이 호텔에서 열린 '(사)재경전라북도민회 신년인사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늘 법과 원칙에 따른 성역 없는 사정을 늘 강조해 오셨다. 저 역시도 권력형 비리와 부패에 대해서는 늘 '법과 원칙', '공정한 시스템'에 의해 처리돼야 한다는 말씀을 드려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면에서는 우리 문재인 대통령님과 저와 똑같은 생각"이라며 "대통령에 당선되면 어떠한 사정과 수사에도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는 말씀을 벌써 지난 여름부터 드렸다"고 힘줘 말했다.

윤 후보는 지난 7일 진행돼 9일 자로 보도된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집권 시 문재인정부 초기처럼 전(前) 정부에 대한 적폐청산 수사를 하겠느냐'라는 질문에 "해야죠. 해야죠. (수사가) 돼야죠"라고 답했다. 이어 "대통령이 관여하는 게 아니라 시스템에 따라 하는 것"이며 "문재인정권에서 불법과 비리를 저지른 사람들도 '법과 시스템'에 따라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대선정국에서 비교적 정치적 중립을 지켜오던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오전 청와대 참모회의에서 "(윤 후보가) 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으로 재직할 때는 이 정부의 적폐를 있는데도 못 본 척했다는 말인가. 아니면 없는 적폐를 기획사정으로 만들어 내겠다는 것인가 대답해야 한다" "현 정부를 근거 없이 적폐 수사의 대상, 불법으로 몬 것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표하며 사과를 요구한다"고 말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윤건영 의원 등 민주당 의원 20명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윤 후보는) 불과 며칠 전 제주에서 '노무현 정신'을 말하던 그 입으로 문 대통령에 대한 '정치보복'을 공언했다" "정치보복이 난무하는 세상, 없는 죄도 만드는 검찰 공화국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며 "막을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 오는 3월 9일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검찰 쿠데타로부터 대한민국과 대통령을 지키고자 한다"고 호소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어떤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이 같은) 망언을 한 적이 없는데, 오직 윤석열 후보만이 정치보복의 속내를 드러낸다"며 "자신감 넘치는 김건희씨의 신기가 더해지면 우리는 아직껏 만나보지 못한 괴물정권을 만나게 될 지도 모른다"고 비난했다.
윤 후보는 "어떤 정권이든 권력핵심의 비리를 검찰이 단죄해 주는 것이 그 정권을 '살리는 길'이라고 늘 생각해왔다. (문 대통령의) 말씀('살아있는 권력에 개의치 말고 엄정하게 비리를 척결해 달라')에 저는 아주 충분히 공감했고 그 말씀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였다"면서 "세월이 지나면서 문 대통령을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집단'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정말 '내로남불'의 전형을 봤다"고 토로했다.

이어 "어떤 명분이고 헌법이고 상식이고 이런 거 없이 무조건 어떤 조직같이, 자기들의 이익에 절대복종하는 사람들 끼리끼리 운영해 나가는 정권"이라며 "'입으로만 민주주의', 그야말로 '위장된 민주주의'구나" "'조국사태' 때 봤지만, 소위 핵심지지층에 의한 여론조작과 거짓 선전선동으로 국민들을 기만해 권력을 유지하고 또 선거를 치르고 하는 아주 부도덕하고, 정말 퇴출돼야 할 집단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질타했다.

윤 후보는 '조국사태' 당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소위 '인사학살'을 염두에 둔 듯 "수사하는 검사들, 사법관에 대한 보복은 폭력으로 칼로 찌르는 것, 인사권자가 보복인사로 날리거나 징계하는 것과 차이가 없다"며 "사법관이 공정하게 일한 걸로 보복할 정도가 되면 완전히 막장이다. 어느 정권도 그런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 고위간부들이 정권의 비리를 수사했다고 당하는 걸 보면 일반 공무원들은 군기가 바짝 들고 소신이라는 게 다 없어져 버린다. 모든 공무원 조직이 전부 '정치권력자의 하수인'으로 바로 들어가게 된다"며 "그런 식의 정치를 해 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다른 건 볼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 시절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 이 정부에도 있다. 그래서 저희들도 민주주의라든가 법치라든가, 대통령이나 정권이 정치적으로 불리하더라도 원칙을 따라가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진짜 친노' 내지는 좀 '상식적인 분'들은 이 정부와 관계를 않았다. 문재인정권이 탄생하는 데 어느 정도 음으로 양으로 도와줄 순 있지만 결국은 이 정부에서도 그런 사람들을 쓰지도 않았다"며 "노무현 정부를 구성한 사람들에게는 원칙 없이 '무조건 우리에게 이익이 되면 따라야 한다'는 식의 조직논리는 없었다. 여기는 그게 아주 강하기 때문에 만약에 다소 그런 사람들이 들어왔더라도 안 맞아서 쫓아내거나 본인이 떠나기도 하고 하여튼 제가 볼 때는 사람이 좀 다른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