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주가조작 작전 의심 기간'… 9억 대 차익

쏟아지는 김건희 주작조작 증거, 윤 해명 거짓(?)

국민의힘 "검찰 2년간 수사하고도 증거 없어 기소 못해"

한겨레 "김 씨 공개한 신한 계좌 분석, 시세조정 흔적 듬뿍"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이 다수 언론 보도로 갈수록 사실로 드러나는 모양새다.

SBS는 22일 김건희 씨 명의 증권사 계좌 내역을 입수해 보도하면서 "자료에 따르면 검찰이 인위적인 주가 부양 기간, 이른바 작전 기간으로 지목한 2010년부터 2011년 초 사이 수십 차례 거래가 이뤄졌는데 이 기간동안 9억 원 대 차익이 발생한 걸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어 "앞서 윤석열 후보 측은 김건희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된 이 모 씨에게 2010년 1월부터 5월까지 계좌를 맡겼고 4천 만원 정도 손해를 봤다고 해명해왔다"고 소개했다.

또 윤 후보가 "21일 TV토론에서는 추가 거래도 있었고, 수익도 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SBS는 사정당국을 통해 작성된 김건희 씨 개인 명의 증권사 계좌 4개의 거래 내역을 입수해 분석했다며 "자료에 따르면 김 씨가 주가 조작 피의자인 이 씨로부터 계좌를 회수한 지 5개월 뒤, 2010년 10월 28일부터 미래에셋대우 계좌를 통해 도이치모터스 주식의 매수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김 씨는 11월 중순까지 한번 천주를 매도한 것 빼고는 모두 47만여 주를 꾸준히 사들인 것으로 분석됐다.

그런데 닷새 뒤 11월 하순부턴 돌연 매도로 전환됐고, 이듬해 1월 13일까지 미래에셋대우와 디에스 계좌로 모두 49만여 주를 내다 팔았다.

이렇게 2달 넘게 28차례에 걸쳐 사고팔고가 이뤄졌는데 총 매도 금액과 매수 금액의 차액은 9억 4천 2백만 원이 넘었다고 SBS는 보도했다.

매수 시점 도이치모터스 종가는 3,130원, 두 계좌를 통한 주식 매도가 마무리된 이듬해 1월 13일 종가는 고점에 근접한 6,960원이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해당 기간은 검찰이 발표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일당의 이른바 '작전 기간' 가운데 2단계, 인위적 매집을 통한 주가 부양 시기와 일부 겹치는데, 그동안 윤 후보 측은 주가 조작과는 무관한 김건희 씨의 개인 거래라고 해명했다.

윤 후보 측은 특히 모든 매매는 통화 내용이 녹음되는 전화 주문을 통해 이뤄졌기에 주가조작에 관여할 수 없는 구조라며 주가조작을 부인했다.

윤 후보 측은 SBS 방송 직후 국민의힘 선대본부의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김건희 대표는 주가조작 범행을 공모한 사실이 없고, 검찰이 2년간 수사하고도 증거가 없어 기소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이 대변인은 "김건희 대표는 주가가 낮았던 기간에도 손해를 보면서 상당한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도했다"며 "김건희 대표가 주가조작 공범이라면 굳이 주가가 떨어졌을 때 주식을 손절매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김건희 대표가 공범이 아니라는 결정적 증거인데, 왜 이 부분 거래내역은 보도에서 제외한 것입니까. 왜 하필 2010년 10월부터 2011년 1월까지의 구간의 내역만 따진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김건희 씨의 주가조작 혐의는 계속 드러나는 모양새다.

한겨레는 23일 결백 증거로 공개한 김건희 씨의 신한금융투자 계좌에 오히려 시세조정 흔적이 듬뿍 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22일 '한겨레'가 윤 후보 쪽이 지난해 10월20일 공개한 김씨의 신한금융투자 계좌 매매내역을 분석한 결과, 고가매수와 종가 관리 등을 통한 시세조종의 흔적이 짙다"며 "작전세력 구성원끼리 물량을 돌리는 통정매매 의심 정황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 계좌를 통해 이뤄진 도이치모터스 주식 매매 거래 비중이 전체 거래에 견줘 매우 높았다"며 "구체적으로 2010년 1월 중 7일간(12~13일, 25~29일) 김씨 계좌로 도이치모터스 주식 17억3297만원(67만5760주)어치가 매수됐는데, 이는 같은 기간 도이치모터스 총거래량의 34.6%에 이르는 수치이며, 13일에는 이 비중이 절반을 넘어 52.3%까지 치솟았다"라고 설명했다.

한겨레는 익명의 금융당국 관계자와의 통화 내용을 전하면서 "주식 불공정거래를 적출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게 특정계좌의 관여 비중이다. 이 정도 수준이라면 충분히 시세조종 혐의를 둘 만하다"는 말을 전했다. 범죄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혐의를 갖고 조사나 수사를 해볼 수준은 충분하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쓰는 수법인 '고가 주문’ 정황도 뚜렷하다며 "거래대금을 기준으로 김씨 계좌 거래가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계산하면 거래량을 기준으로 했을 때보다 더 높게 나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7거래일 모두 그랬으며, 거래대금 기준 비중이 거래량 기준 비중보다 높다는 것은 공격적 매수로 시세를 끌어올렸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짚었다.

한겨레는 김 씨가 종가관리 정황도 보인다며 "장 후반부로 갈수록 체결 가격은 오르고 주문 물량은 불어나는 거래 패턴이 이런 의심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총 150차례의 분할매수 가운데 주문 체결량이 직전 체결량보다 적은 경우는 한번도 없었으며, 특히 마지막 거래에서 주문 체결량이 급격히 늘어나는 패턴이 일관됐다며 7거래일 가운데 2거래일이나 도이치모터스 종가가 장중 고가를 기록한 것은 이런 거래 수법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런 종가관리 예도 제시했다. 2010년 1월27일 주당 2490원(140주) 체결로 시작해 2700원(3만주) 체결로 끝나 종가가 고가가 됐고, 특히 이날 거래에선 직전 거래와 합쳐 8600만원이 넘는 금액을 외상으로 사는 미수거래까지 동원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세력끼리 물량을 주고 받는 '통정매매' 정황은 그 다음날인 2010년 1월28일 거래에서 포착된다며 "이날은 돌연 김씨 계좌에서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8차례 나눠 정확히 10만주를 판다. 그 직후에는 다시 15차례 분할 매수에 나선다. 평균 매도단가(2550.55원)에 비해 매수단가(2680.59원)가 5.1%나 높았다. 전날 미수까지 쓰며 매집해놓고도 그 다음날 싸게 판 뒤 곧바로 비싸게 사들인 모양새"라고 분석하면서 "작전세력 구성원에게 물량을 넘겨주려는 거래가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뉴스타파는 지난 21일 통정매매의 상대 계좌 소유주 한 명이 김씨의 모친인 최 씨라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또 "도이치모터스 주가는 김씨 계좌가 매매에 개입하기 직전(1월11일) 2295원에서 매수 마지막 날(1월29일) 2670원으로 16.3% 올랐다"며 "이어 그해 4월 28일엔 도이치모터스 외 다른 주식 4개 종목을 매도해 정리하고, 매도 당일 또 다른 한 종목을 2억 여원어치를 사들여 다음날 바로 팔아 1788만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하룻만에 8.8%(세전) 수익률을 거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