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상승률 3.1%로 상향...“국내 물가에 큰 영향”
美 예상보다 약한 제재...스위프트 퇴출 여부에 ‘주목’
◆…러시아군 폭격에 파괴된 우크라이나 군 기지 레이더. AP연합뉴스 제공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으로 급락했던 국내 증시가 25일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11시 21분 기준 코스피는 2678.84(+1.13%), 코스닥은 868.84(+2.43%)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의 러시아 추가 제재 수위가 시장의 예상보다 높지 않았고 미군의 참전 가능성이 배제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됐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에 대해 반도체 수출 통제, 주요 은행 제재를 담은 포괄적인 제재 방안을 공개했는데 시장에서는 달러화 결제망 퇴출(스위프트 제재)이 유보된 데 주목해 제재 수위가 그리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가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와 함께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위험을 가중시킨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중앙은행들의 긴축 움직임과 맞물려 세계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물가급등) 우려도 제기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4일 “우크라이나 사태가 국내 물가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확대한 점을 고려해 물가 상승률을 높였다”고 밝혔다. 이날 한은은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했지만 물가전망치는 시장 예상(2.7%)보다 높은 3.1%로 높여 잡았다.
또 이 총재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전면전으로 치닫게 되면 원자재 수급불균형이 나타나 국내 물가상승으로 곧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서방이 대러 제재 강도를 높이면 세계 경제가 위축되면서 국내 수출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서방이 시차를 두고 러시아의 스위프트 배제, 노드스트림2 파이프라인 폐쇄 등 더 강력한 제재를 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이 경우 유가·가스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고 금융시장 및 글로벌 성장에 리스크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전쟁 양상보다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 강도와 미 연준의 정책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미국이 러시아 금융기관을 스위프트에서 퇴출할 경우 에너지 공급망 혼란이 예상된다”며 “유가 불안을 막기 위해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추가 증산에 나설지와 선진국의 경기·물가 흐름의 충격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주식시장이 지정학적 리스크에 더 취약한 만큼 변동성이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응해 해운이나 내수 분야, 리오프닝 관련주 등 방어적인 업종 전략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