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당제 소신 주장, 국민의힘과 합당으로 자기 부정
유시민 "안철수 국무총리 합의 가능성 매우 높아"
◆…2일 진행된 대선 후보 마지막 TV토론회에서 안철수 후보가 윤석열 후보에게 질문하고 있다. 안 후보 역시 국민의힘 당색인 빨간 넥타이를 하고 나왔다. (MBC 방송화면 캡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3일 오전 단일화를 선언하고 공동정부 구성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두 후보는 이날 오전 발표한 단일화 공동선언문에서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시작으로서의 정권교체, 즉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며 이같이 선언했다.
한편 안철수 후보는 전날 TV 토론에서 국민의힘의 당색인 빨간색 넥타이를 하고 나와, 결과적으로 단일화에 대한 논의가 진행된 상황임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안 후보의 단일화 행보는 무엇보다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당장 안 후보를 지지했던 지지자들의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지지자 중 일부는 '간철수', '또철수', '늘철수'라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안 후보는 그동안 수 차례 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단일화는 없다"며 완주 의사를 강하게 밝혀왔다.
2일 열린 마지막 TV토론에서도 국민들을 향해 "대통령은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 해야한다"며 자신만이 유일하게 군대를 갔다온 사람이라고 지지를 호소한 안 후보가 TV토론이 끝나자마자 단일화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아 자신의 소신을 접는 행태를 보인 것에 대해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비판이 나온다.
또 다당제가 자신의 정치 소신이라고 강조해 온 것과 달리 국민의힘과 합당함으로써 결국 거대 야당에 흡수되는 것은 평소 자신이 해 왔던 주장과 배치되는 자기 부정의 정치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안철수 후보 입장에서는 당선 가능성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권력분점을 선택한 결정"이라며 "이면합의가 당연히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 전 이사장은 "합의를 안 하고 합당까지 한다는 것은 자원봉사, 봉사활동하려고 정치하는 것도 아닌데"라면서 "당연히 이면합의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력분점에 대해 유 전 이사장은 "1997년 DJP 연합 때 국무총리를 포함해 내각 절반, 심지어 정부투자기관, 공공기관 인사권 절반까지 다 김종필 씨가 가졌다"며 "그 모습이 떠오른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안 후보가 이날 단일화 합의 발표 후 기자들에게 자신이 입법 활동은 했지만 행정업무는 하지 못했다고 강조하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서 제대로 우리나라를 더 좋은 나라로 만드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한 말이 주목받고 있다.
윤 후보와 단일화 협상에서 만약 윤 후보가 당선 될 경우 안 후보에게 국무총리를 자리를 제안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 이유다.
유 전 이사장은 "안철수 씨 같은면 당연히 국무총리 자리를 요구할 것 같다"며 "공동선언문에 보면 국민통합정부라고 규정하고 다섯 가지 키워드를 냈는데, 그 첫 번째가 '미래정부'"라며 "이게 안철수 국무총리 합의가 있을 가능성이 매우 많은 레토릭이라고 본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민주당 우상호 총괄본부장은 두 후보의 단일화에 대해 "자리 나눠먹기형 야합으로 규정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공포가 금지되는 이날부터 대선 투표일까지 깜깜이 기간 동안 이뤄진 단일화에 대해 윤 후보에게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 대체적인 가운데, 이 후보의 결집 효과로 단일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까지 다양한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