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국회예정처 추계세제분석실장, 예산춘추 기고문
"저성장 등 대응에 ‘재정 확충’ 조세의 본연 역할 중요"
"한시적 도입된 각종 조세지출 제도 적극적 정비 필요"
이정은 국회예산정책처(이하 예정처) 추계세제분석실장은 예정처가 펴낸 '2022 예산춘추 첫 번째'에 기고한 '2021년 개정세법의 주요 내용'이란 제목의 글에서 "작년 세법개정은 서민·취약계층의 포용적 회복을 도모하는 동시에 경제·사회적 구조변화에 대응하는 내용의 입법이 주류를 이루었다"고 평가했다.
주요 개정세법을 보면 소득세 분야에선 근로장려금 지급요건인 소득기준금액을 가구별로 200만원씩 올렸다. 코로나19로부터 회복되지 못한 일하는 서민·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이 필요해서다. 과세체계의 정비를 목적으로 한 법개정도 이루어졌다. 가상자산소득 과세시행 시기를 1년 유예(당초 올해 1월 1일)했다. 자산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효과를 반영하고자 1세대1주택·1조합권입주권 양도에 대한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금액을 12억원(종전 9억원)으로 올렸다. 상가임대료를 인하한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액공제 적용기한을 올해 말까지로 연장한 조치도 있다.
법인세 관련 세법개정은 연구개발(R&D), 투자지원 확대, 고용지원에 중점을 둔 모양새다. 반도체·배터리(이차전지)·백신 분야 첨단기술을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고, 이 분야의 R&D·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새로 만들었다. 또 신성장·원천기술 연구개발비에 대한 세액공제 적용기한을 3년 더 연장(2024년 말)했고, 비수도권의 취업 취약계층 고용에 대한 세액공제도 1년간 한시적으로 확대하면서 적용기한은 2024년 말까지 연장했다. 소비세 분야로는 기후위기대응기금 재원 등 안정적 세입기반 확보를 위해 교통·에너지·환경세 유효기간을 3년 연장, 부가가치세 중 지방의 몫인 지방소비세율을 상향(4.3%) 조정한 조치가 있다.
◆…(세목별 주요 항목의 세수효과, 단위:억원, 자료 국회예산정책처)
하지만 어느 때보다 재정의 역할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세법개정이 세입기반을 넓히는데 부족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예정처에 따르면, 세법개정(2021년 가결된 국세 분야)으로 향후 5년(2022~2026년)간 26조9000억원 규모의 세수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누적법 기준으로, 일몰 연장 법안의 경우 세수변동이 없다고 가정한 결과다. 곧 출범할 새 정부의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재원 조달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이 실장은 "국세수입은 코로나19 극복과정의 경기회복과 자산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단기적으로는 양호한 수준을 보이겠으나, 글로벌 금융·통화정책의 긴축전환 등 대내외 충격이 자산가격 조정 등으로 연계될 경우 중장기적인 증가세는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인구구조 변화, 저성장 및 양극화 대응 등을 위한 재정소요 역시 높은 수준임을 감안할 때, 안정적 재정수입 확충이라는 조세 본연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도입된 각종 조세지출 제도에 대한 적극적 정비를 추진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세입기반 확충 방안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