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논평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후보였던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역에서 정책 공약 홍보를 위한 '열정열차'에 탑승해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기간 때 제시했던 공약을 이행하려면 5년간 266조원이 든다고 한다(윤 당선인 추산). 문제는 재원 마련이다. "세출 구조조정과 예산비율 조정, 세수 자연 증가분 활용" 등 모호한 문구만 반복됐을 뿐, 윤 당선인의 공약집에는 재원 마련 계획이 담기지 않았다. 과연 직접적인 증세(增稅) 없이도 이러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까. 이르면 이번 주 출범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국정운영에 필요한 재정세입계획을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 인수위원회서 발표할 국정보고과제가 이렇다할 재정충당방안의 뒷받침이 없다면 '선심성' 정책이라는 지적을 면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시민단체인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이하 내만복)'는 14일 논평을 통해 "윤석열 당선자의 복지공약에는 여러 한계가 존재하기에, 인수위원회에서 혁신적으로 보완되기를 바란다"며 정책과제를 제안했다.
우선 윤석열 정부는 국정방향으로 복지국가 비전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단 목소리다. 내만복은 "복지국가 비전이 실제 정책을 보증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 출범 초기부터 복지국가를 향한 강력한 의지와 전략을 다듬는 성격을 지닌다"며 "윤석열 인수위는 현단계 복지의 한계를 넘어서는 혁신적 복지국가 비전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부동산 가격의 하향안정화, 서민 주거권 보장을 위해서는 부동산 세제를 강화하고 공공주택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만복은 "그런데 윤 당선자의 공약은 부동산 보유세·양도세·취득세 모든 영역에서 대대적인 감세를 약속하고, 공공임대주택 확충 폭도 미약하며, 심지어 여럽게 도입된 임대차 계약갱신권조차 재검토할 예정"이라며 "이는 부동산 거품을 야기하고 서민주거난을 심화시킬 수 있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주거 정책에서 서민 주거권을 최우선으로 감지 않을 경우 세입자들의 강한 저항을 맞을 것"이라고도 했다.
'소득보장'에서 획기적인 대안을 마련해줄 것도 제안했다. 내만복은 "기본소득, 음소득세 등 혁신적인 소득보장 대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윤 당선자의 공약은 생계급여와 근로장려금의 부분 인상 등에 한정된다"며 "윤 정부는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제안했던 '복지확장형 음소득세'를 적극 검토해 대한민국이 빈곤 제로 사회로 가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병원비 문제 해결도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이를 위해 제안한 게 '백만원 상한제'다. 내만복은 "문재인 정부에서 문재인케어가 추진되었지만, 보장성에는 여전히 한계가 존재한다"며 "윤 인수위는 재난적 의료비 지원을 넘어 환자가 1년에 본인부담금을 백만원까지만 책임지는 병원비 백만원 상한제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금개혁과 관련해선 "공적연금개혁위원회를 조속히 출범해 노후보장성과 지속가능성을 지닌 한국형 연금체계를 수립해야 한다"고 언급했고, '줬다 뺏는(생계급여에서 삭감)' 기초연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현재 생계급여 소득인정액 계산에서 근소득이 30% 공제되는 기준에 따라 기초연금도 30%를 공제하기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에 내놓은 공약집을 언급하며 "공약가계부도 없고 조세개혁도 없다"며 "나라를 운영할 계획인 공약을 내면서 재원방안을 제출하지 않는 건 심각한 무책임이고, 심지어 선거운동에서 주식양도세 폐지까지 내걸어 자산양극화 시대에 조세정의를 허물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인수위는 국정운영에 필요한 재정세입계획을 충실히 국민에게 제출해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