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시장조사회사 트랜드포스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커짐에 따라 TV, LCD 모니터, 노트북 등 전제 제품 전반에 대한 출하량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1일 밝혔다.
러-우 전쟁이 동유럽과 전체 유럽시장에 직접 영향을 미치면서 원자재 공급이 불안정해지고 가격이 계속 치솟음에 따라 인플레이션 악화와 함께 회복 단계에 있는 세계 경제를 다시 격랑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와 함께 팬데믹으로 인한 최근 중국의 지역 봉쇄와 조업중단, 당국의 적극적인 코로나 제로화 정책에 따른 생산시설의 생산성저하와 물류지연 등 문제가 얽히면서 복잡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트랜드포스는 현재 글로벌 정치 및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이 TV, LCD 모니터 및 노트북을 포함한 3가지 주요 디스플레이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수요를 반전시키고 있어 상반기 기대치를 수정해야 한다는 압력이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TV 패널 가격은 바닥을 찍고 상승하기 시작했지만 러-우 전쟁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으로 인해 비 필수 품목에 대한 지출이 감소하고 따라서 TV 제품에 대한 수요도 다음으로 이연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에는 화물 컨테이너 부족과 항만 하역 문제 등이 겹치면서 기준 TV 운송비용이 화면 크기에 따라 평균 50달러에서 100달러까지 치솟아 생산원가를 간접적으로 급등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현재 패널 가격은 지난해 고점 대비 30~40% 하락했지만 운임이 인하될 조짐이 없다는 점은 올해 하반기 성수기 TV 제조사들의 프로모션과 재고 확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으로 트랜드포스는 올해 출하전망을 2.4% 축소한 2억1,500만대로 낮춰 잡았다.
또한 러-우 전쟁은 재택경제 효과를 소멸케 하는 동시에 또 다른 전쟁 우려가 확산됨에 따라 LCD 모니터 수요가 감소하거나 뒤로 미뤄질 것으로 예상,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다.
시장이 지난해 재택 경제효과에 따른 강력한 수요증가에 더 이상 기댈 수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여기에 유럽시장의 상대적으로 안정된 과거 수요가 2월말 러-우 전쟁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이 수요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후속 나비효과와 함께 인플레이션과 지속되는 높은 운임 등의 문제로 제조사들이 마음 놓고 상품을 제조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트랜드포스는 올해 LCD 출하 전망치를 기존 1억4,400만대에서 2.3% 낮춰 1억4,200만대로 잠정 조정한다며 추가 조정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노트북 수요 역시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트랜드포스는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기존 2억3,800만대 출하에서 8.5% 대폭 줄인 2억2,500만대로 낮췄다. 하향 조정의 3가지 요인으로 원격 학습 혜택을 받은 크롬 북의 50% 이상 감소, 노트북 브랜드의 러시아 판매 중단,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수요 감소를 들었다.
이러한 수요 감소와 인플레이션 우려는 한국도 안고 있는 불안요인이고, 특히 이들 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출이 국가 경제의 근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