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올물산, 바이오사업 기대감 반영
현대사료, 두올물산의 합병 가능성에 급등락
현대사료 주가폭등에 계약 파기 우려
◆…두올물산 주가 추이. K-OTC 홈페이지 캡처
최근 두올물산(카나리아바이오)이 현대사료의 최대주주가 되는 계약을 체결하며 주목받고 있다. 두 회사의 주가가 급등락하며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두올물산은 7일 장외주식시장 K-OTC에서 전일대비 4.29% 하락한 6만6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자동차 부품 제조사인 두올물산은 지난해 9월 107원으로 K-OTC에 입성해 올해 2월 26만1500원까지 치솟았다. 2444배 급등했던 주가는 현재 고점 대비 1/4 수준이다.
두올물산은 현저한 주가 급등으로 인해 투자유의안내 2번, 조회공시요구 4번을 받았다. 이에 바이오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답변했다.
두올물산은 바이오 생명공학을 신규사업으로 추진하기 위해 나한익 사내이사(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또 모회사 두올물산홀딩스와 자회사 랜드고를 두올물산으로 합병하고 자회사 MH C&C와 OQP바이오의 자산양수도계약을 통해 바이오사업을 진행할 계획을 밝혔다. OQP바이오는 난소암 치료제인 ‘오레고보맙’의 미국 식품의약처(FDA)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이후 지난달 21일 두올물산은 코스닥 상장사 현대사료와 ‘최대주주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 주가는 23일 15만4500원까지 회복했다가 31일부터 10만원 아래로 내려갔다.
◆…현대사료 3개월 주가 추이. 한국거래소 제공
‘7연상’ 현대사료 1만8700원→11만6800원...525% 폭등
현대사료는 곡물가 급등으로 사료주 투자심리가 개선된 데다 두올물산과의 합병 가능성이 더해지면서 525%까지 주가가 치솟았다.
공시 이전(18일) 1만8700원이던 주가는 21일부터 30일까지 7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해 11만6800원까지 올랐다.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가 7일 8만3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조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두올물산이 우회상장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현대사료 입장에서도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것”이라며 “사료 사업에 주목하던 현대사료가 바이오로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실적을 이끌어낼 것이란 기대가 새로운 모멘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가폭등으로 인해 현대사료는 투자주의종목(23일)→투자경고종목(24일)→투자위험종목(31일)으로 지정됐고 28일과 31일 두 차례 거래가 정지됐다. 한국거래소는 주가가 급등하는 등 투자유의가 필요한 종목에 시장경보를 내리고 있다.
두올물산 우회상장 시 투자자가 주의할 점은?
두올물산은 지난달 21일 ‘타법인 주식 취득 결의’ 공시에서 경영지배력을 강화하고 사업시너지 및 신규사업 진출을 위해 현대사료 주식을 1204억 4139만원 규모로 취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5월 4일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통해 구주 305만9765주, 4번의 유상증자로 신주 307만5240주 등 총 613만5005주(66.50%)를 보유하게 된다.
두올물산의 전신인 디아크가 거래 정지된 상황에서 두올물산이 현대사료와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입성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우회상장 자체는 문제가 없다”며 “거래소상장규정에서 정하는 심사를 거치기 때문에 절차와 요건을 갖춘다면 우회상장은 규정상 허용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김우진 법무법인 창천 변호사 역시 “상장과정에서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우회상장을 통해 상장 효과를 누리는 경우가 실무적으로 많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회상장 과정에서 주식 가치의 과대평가로 인한 주가 급등 및 폭락이 발생하기도 한다”며 “이 과정에서 경영진이 내부자 정보를 이용하거나 시세조종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주된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사료의 주가가 폭등하면서 두 회사의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두올물산은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통해 305만9765주를 주당 2만2878원에, 4번의 유상증자를 통해 307만5240주를 주당 1만6402원에 취득하기로 했다. 현대사료 입장에서는 주가가 8만3400원으로 올라 손해가 예상되는 만큼 위약금을 감수하고 계약을 파기할 가능성도 있다.
최대주주의 증여세 부담도 또 다른 이유가 될 수 있다. 지난달 18일 현대사료의 기존 최대주주 및 주요주주는 자녀에게 보유 주식을 전량 증여했다. 이들은 증여받은 주식을 다음날 두올물산 외 2조합에 매각했다. 증여세가 시가를 바탕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이들의 최대주주의 증여세 부담이 주가를 끌어내릴 가능성도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사료는 다음달 4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발행 한도를 증액할 것으로 알려졌다. 메자닌 발행 한도를 기존 400억원에서 1조원으로 늘리는 정관변경을 골자로 한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소액주주의 지분가치가 희석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