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일가, 특수관계기업과 거래로 기업 키운 뒤 티와이엠에 팔아넘겨
◆…티와이엠이 생산하는 트랙터. 사진=티와이엠 웹사이트 캡처
농기계 업체인 티와이엠(옛 동양물산기업)이 대주주 일가가 소유한 농기계 부품 기업에 일감을 집중적으로 몰아줘 오너 일가의 재산을 증식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티와이엠은 이어서 대주주 소유의 이 부품 기업을 오너 일가로부터 사들여 일감 몰아주기 의혹, 상·증세 이슈 등 숱한 논란의 여지를 남기게 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농업 및 임업용 기계제조기업인 지엠티는 2019년 특수관계기업 티와이엠 등에 납품한 매출 비중이 83.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엠티는 티와이엠의 대주주 김희용을 비롯해 김식, 김태식, 김소원 등 대주주 일가가 지분율 95% 가량 보유한 ‘가족기업’에 가까운 부품 회사였다. 이로 인해 특수관계기업 간 일감 몰아주기와 대주주 사익편취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엠티는 동양물산기업(현, TYM), 국제종합기계, TYM USA 등 특수관계기업에 제품(기계부품)을 납품하여 기업을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지엠티는 2019년 12월 30일 티와이엠에 인수되었다. 인수 전까지 김희용은 티와이엠 지분 16.26%, 지엠티 지분 54.45%를 가진 양사 최대주주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엠티는 김희용을 비롯해 김희용의 아들 김식이 25.31%, 김태식, 김소원 등 자녀와 부인 박설자가 각각 5.06% 지분을 가져 특수관계자가 95% 보유하고 있었다. 이 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것이다.
지엠티의 티와이엠 등 특수관계기업에 대한 매출 비중이 매년 늘어난 것으로 공시됐다. 2015년 지엠티 매출액 255억원 중 특수관계기업에 대한 매출은 73억원으로 28.6%의 매출 비중을 보였다. 이후 특수관계기업 매출 비중이 점점 높아지면서 티와이엠에 인수되기 전인 2019년에는 그 비중이 83.2%에 다다랐다.
이로 인해 상장기업인 티와이엠이 대주주 가족 소유기업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라는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대주주가 사익을 취했다는 의혹을 받기 때문이다.
티와이엠이 2019년 12월 30일 지엠티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종속기업이 된 후인 2020년 내부거래 비중은 전년에 비해 더욱 높아진 90.3%에 이르고 있다.
특수관계기업에 대한 매출 증가로 지엠티 자산도 늘어났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지엠티 자본금은 40.5억원(자본잉여금 없음)이다. 반면 자본총계는 2015년 115억원에서 2019년에는 233억원으로 늘어났다.
티와이엠 및 그 관계기업이 일감 몰아주기로 지엠티를 키운 것과 관련한 설명을 요청한 조세일보의 서면질의에 대해 티와이엠과 지엠티 두 회사 모두 답변을 회피했다.
한 업계 전문가는 “2020년 12월 9일 개정된 공정거래법상 자회사 또는 특수관계기업을 통한 일감 몰아주기 등 부당 이익 제공 금지 대상에 ‘공시대상 기업집단 소속회사 총수 일가 지분율 20%(기존 상장 30%, 비상장 20%) 이상인 계열사 등’으로 확대하였으나 티와이엠과 같이 자산 5조원 이하로 공시대상 기업집단 소속이 아닌 기업에 대해서는 대주주 사익편취 규제 사각지대에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