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제도에 있어서 가장 기피해야 할 것(공평과세 등 추상적 개념을 제외하고)을 하나만 꼽으라면 아마도 '이중과세'를 최우선 순위에 가져다 놓을 법하다.
그만큼 조세제도를 입안하는 행정부처는 물론이요 조세제도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이중과세'에 대해 극도의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 일반납세자도 이중과세에 대해 결코 관대하지 못하다.
특정 조세제도가 이중과세 성격을 띠고 있다면 그 제도는 여론 심판대에 오르고 종국에 가서 여지없이 종잇조각이 되는 것이 운명. 그러나 이중과세가 (다소 개념의 차이는 있다)원칙적으로 허용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증여세 부분이다.
□ "증여세는 이중과세가 허용(?)됩니다"
살다보면 별의 별일 다 있기 마련이다.
부모로부터 부동산을 증여 받았으나 증여세를 납부할 능력이 없거나 채무가 있어 증여 받은 재산을 빼앗길 수도 있다.
또한 1세대1주택 요건에 해당되지 않아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받지 못하는 등 사정이 생겨 증여 받은 부동산을 되돌려 줘야할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이 같은 경우 증여 받을 때 증여세를 내야하고 이를 다시 되돌려줄 때에도 증여에 해당해 증여세를 내야 한다. 말 그대로 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는 '정당한' 이중과세인 셈이다.
□ "증여일 후 3개월 이내 돌려주면 증여세 없습니다"
증여 받았던 재산을 되돌려 줬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증여세가 두 번 과세되는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살아날 구멍'이 있는 것이다.
현행 법상 증여세 신고기한(증여받은 날로부터 3개월)이내에 증여 받은 재산을 증여자에게 다시 돌려주게 되면 처음부터 증여가 없는 것으로 판단해 당초 증여에 대해 증여세를 과세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되돌려 주는 것에 대해서도 세금을 과세하지 않는다.
그러나 증여를 받은 후 3개월 이내에 반환하는 경우라도 반환 전에 증여세 과세표준과 세액의 결정이 내려진 경우에는 증여세가 과세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3개월이 지나 반환할 경우 상황이 달라진다. 우선 신고기한 경과 후 3월 이내에 반환하는 경우 당초 증여에 대해서는 증여세를 과세하고 반환에 대해서는 증여세를 과세하지 않는다는 것. 그 이후에 반환하면 당초 증여는 물론 반환에 모두 증여세가 과세된다.
다만 두 경우 모두 당초 증여시와 반환시 납부한(부동산 등) 등록세와 취득세는 되돌려 받지 못한다.
□ 주식증여의 '절세비법'-증여취소
주식증여의 경우는 부동산 증여와 다소 상이하다.
주식의 경우 증여시점과 (증여 후)3개월이 되는 시점의 주식가액을 비교해 가격이 떨어졌다면 이를 취소하고 재증여를 하면 증여세를 절약할 수 있다.
증여취소는 현행 법 테두리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정당한 절세비법이다. 주식의 경우에는 부동산 증여와 달리 등록세와 취득세도 없기 때문에 증여취소시 비용도 덜 들고 절차도 간단하다.
그러나 현금증여는 부동산 증여, 주식 증여와 달리 반환기간에 관계없이 당초 증여와 반환 모두에 증여세를 과세한다.
<도움 : 유찬영 세경세무법인 대표세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