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공무원 집단행동 시 처벌, 검사만 예외(?)
박주민, "검사 집단행동, 법 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듯"
박주민, "한동훈 야반도주 발언은 입법권 무시하는 태도"
참여연대 "검찰 자신들 과오에는 침묵, 조직 이해에 발벗고 나서는 모습 볼썽사납다"
◆…지난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간사가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 의원은 19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오늘 평검사 회의까지 열린다. 검찰의 조직적 대응, 여론전이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박 의원은 "검사들도 국가 공무원"이라고 전제하면서 "입법부가 공무원의 역할을 조정한다. 권한을 조정한다고 했을 때 저렇게 집단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군대 별자리 숫자를 줄이겠다고 하면 군인들이 다 집단행동하고, 또 정부 부처에 어떤 부처의 기능을 줄이겠다고 하면 그 부처 행정 공무원들이 다 집단행동을 한다면 이건 상상할 수 없는 일 아니겠느냐"며 검사들의 행동에 대해 "법 위에 자신들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고, 언론들도 이걸 너무 당연한 것처럼 보도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이하고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안타깝다고 전했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교사들이 3차례 시국선언을 발표했고, 당시 교육부는 시국선언 참여 교사들이 공무원의 집단행위를 금지하는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했다며 고발한 바 있다.
결국 2016년 검찰은 일부 교사들을 기소했고, 대법원은 유죄 확정판결을 내렸다.
현행법은 공무원의 집단행동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검찰이 기소하면 법원은 법에 따라 엄격히 판단해왔다.
그러나 검사들의 집단행동은 현행법을 피해가고 있다. 검찰은 지난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의 검찰 인적청산 방침에 집단 반발한 바 있다. 이후 2005년과 2011년 검·경 수사권 조정에 맞서 평검사 회의가 진행된 바 있고, 2012년 중수부 폐지에 반대하는 평검사 회의도 있었다.
또 지난 2020년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배제와 관련해 벌어진 검찰의 조직적인 반발 역시 특별한 처벌없이 지나간 바 있다. 이에 대해 교수·연구자 모임인 사회대개혁 지식네트워크는 성명을 통해 "검찰조직의 집단 성명 발표와 반발은 국가공무원법 제66조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런 검사들의 집단행동에 대해 한번도 검찰 스스로 기소한 적이 없다. 법위에 군림하는 검사들의 행태에 대해 기껏해야 여론의 비판이 있는 정도지만 검사들은 이런 여론에 게의치 않는 모습이다.
참여연대는 지난 18일 성명을 통해 "검찰은 국회의 수사권 조정 논의가 '국민에게 피해가 가기 때문이다'라며 이번 집단행동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러나 과연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검찰이 검찰권을 오남용해 무리한 수사를 하거나 봐주기 수사를 한 사례는 한두 건이 아니지만 당시 수사를 했던 검사는 물론 검사들 누구 하나 그 책임을 지겠다며 사표를 던지지도 않았으며 회의도 집단행동도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김학의 전 법무부장관의 '별장 성폭행' 의혹 사건에서도, 검찰과 국정원이 서울시 공무원을 간첩으로 만들기 위해 증거를 조작한 사건에서도, 심지어 법원에서 '공소권 남용'이라고 판결했음에도 검찰은 어떤 사과도 책임자 처벌 조치도 하지 않았다. 자신들의 과오에 대해서는 침묵하더니 조직의 이해가 달린 문제에는 너도나도 발벗고 나서는 모습이 볼썽사납다"며 "어째서 검찰의 잘못에 부끄러움은 국민의 몫이어야 하는가! 검찰은 집단행동을 자제하고 검찰개혁의 요구가 높은 상황에 대한 반성에서 시작하여 검찰조직을 정상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박주민 의원은 노정환 대전지검장이 '계속 검찰공화국이라고 얘기는 하지만 지금껏 정치권력보다 검찰이 강했던 적은 없었다'고 얘기한 부분에 대해 "정치권력보다 강한 적이 없었다고 얘기하지만, 수시로 정치에 개입해왔었고, 정치권력의 칼날이 돼서 상대 권력들을 공격하기도 했었다"며 "분명히 역사적으로 있는 일인데 그렇지 않다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무원 조직이고, 선출되지 않는 권력이 당연히 선출된 권력보다는 (민주적 정당성이) 약하기는 약해야죠"라며 "그건 민주주의에서는 당연한 일"이라고 일축했다.
박 의원은 진행자가 '어제 김오수 총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면담에 대해 해석이 분분한데 민주당은 어떻게 보느냐'는 물음에는 "모든 권력기관의 개혁은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 진행돼야 한다는 것 아니겠느냐, 당연히 저희들도 그런 관점에서 이 (검찰) 개혁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검찰총장 사표도 반려하셨다. 이 얘기는 그런 식으로 행동하지 말라는 뜻으로 저희들은 받아들였다"며 "본인들의 직분을 다 해라라고, 질서 있게 대응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문을 하신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 통과에 대해 '야반도주'라는 거친 표현을 써가며 얘기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답답하다"며 "검사로서 그런 말을 하는 것도 안 되는데, 장관하겠다고 나선 분이 국회에서의 입법시도를 야반도주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본인이 장관 후보자 신분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거나, 입법권이라는 것에 대해 안중에 두고 있지 않는 행태로 보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