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가 자국 내 공급 부족을 이유로 팜유 수출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식물성 기름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과 지구 온난화로 이미 위기에 처한 시장에 공급이 더욱 타이트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인도네시아의 수출금지 발표 후 야자유, 대두유, 유럽 유채유, 심지어 캐나다의 GMO(유전자변형) 카놀라유 가격까지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문제는 인도네시아가 전략적으로 결정한 정책이기 때문에 언제 상황이 개선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프랑스 파리 도핀 대학 필립 찰민(Philippe Chalmin) 경제학 교수는 “남미에서는 대두, 캐나다에서는 카놀라유에 이미 문제가 발생하고 있었다”라며 “두 작물 모두 장기간의 가뭄으로 인해 심각한 공급 부족이 나타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의 영향으로 지난 31일 영국 애쉬포드의 한 슈퍼마켓은 쇼핑객들에게 식용유 구매를 제한하는 안내판을 내걸기도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해바라기유 공급도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팜유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식물성 기름으로 인도네시아가 세계 수출 물량의 3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국내 가격을 낮추고 공급 부족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발표했으나 찰민은 “최악의 상황을 부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로 국수(라면)나 구운 식품과 같은 가공식품에 많이 사용되지만, 개인위생용품이나 화장품과 같은 가른 소비재에도 일부 함유돼 있다. 컨설팅 회사 그레인보우((Grainbow)의 폴 데저트와 카제나브(Paul Desert-Cazenave)는 “소비자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시기나 인상 폭을 측정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결국 인상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단기적으로 대두의 공급량은 부족하지 않은 상황이다. 세계 2대 수출국인 미국과 브라질에 상당한 가용 재고가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유채 수출국인 캐나다의 GMO 유채 재배면적이 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발표도 있었다. 이에 설상가상으로 주요 팜유 수입국인 이집트,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의 통화가치 하락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