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마크롱 대통령과 통화...푸틴, "서방이 우크라 압박해 잔학행위 멈추게 해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모스크바 AFP=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과 엘리제궁(프랑스 대통령실)의 성명을 인용, 푸틴 대통령이 마크롱 대통령과의 2시간 넘게 이어진 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지난 3월 29일 이후 5주 만에 이루어진 두 정상 간 통화에서 우크라 사태에 관한 견해차가 더 벌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부차 사태와 마리우폴 포격 등 러시아군의 전쟁 범죄 증거에도 불구하고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에 화살을 돌렸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이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데도 유럽연합(EU)이 이를 방관하고 있다며, 서방이 우크라이나 정부를 압박해 잔학 행위를 멈추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돈바스에서도 대규모 포격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며 사태의 책임이 우크라이나에 있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우크라에 무기 공급을 중단하면 이 사태가 해결될 수 있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당국은 전쟁을 끝내기 위한 진지한 업무에 임할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며 일관성이 없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측은 여전히 대화에 열려있다"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휴전과 평화협상을 촉구하면서 러시아가 파괴적인 침략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으로서 소임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마리우폴과 돈바스 사태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며칠 전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본격 시작된 민간인 대피를 계속해서 허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 정상은 또 세계 식량의 글로벌 공급망 붕괴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촉발한 세계 식량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흑해에서 러시아가 막고 있는 우크라이나 식량 수출 재개가 가능하도록 국제기구들과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이에 대해 서방의 대러 제재가 식량 위기의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중재하기 위해 푸틴 대통령과 꾸준히 접촉해왔다. 두 정상은 지난해 12월 이후 현재까지 20차례 통화를 진행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프랑스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해 연임에 성공한 마크롱 대통령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우크라 침공 직전인 지난 2월 7일에는 러시아 모스크바를 찾아가 푸틴 대통령을 직접 만났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통화해 군사적, 인도적 지원 강화를 약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