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플로리다대 연구진은 12일(현지시간) 달에서 가져온 토양에 애기장대 씨앗을 심어 발아시키는데 성공했다사진:연합뉴스
과학자들이 달에서 가져온 흙에 지구 식물의 싹을 틔우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향후 달에서 직접 농작물을 경작할 수 있는 일도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대 식품·농업과학연구소 연구진은 아폴로호가 달에서 채취해온 토양에 애기장대 씨앗을 심어 발아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과학 저널 ‘커뮤니케이션 바이올로지’에 발표했다.
앞서 ‘달 마이크로 생태계 실험’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중국 충칭대 연구진이 2019년 1월 창어 4호에 실어 달에 보낸 6종의 실험 생물 가운데 목화씨가 생육장치에서 처음으로 싹을 틔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연구진은 1969년과 1972년 아폴로 11호, 12호, 17호가 채취해 온 흙을 각각 4g씩 받아 총 12g의 샘플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해 왔다. 논문의 제1저자인 로버트 펄 박사는 15년 전부터 세 차례에 걸쳐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에 식물 재배 실험을 위해 샘플을 요청했으며 지난해 3월 처음으로 허가를 받아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진은 세포 배양 용기에 달의 토양을 0.9g씩 나눠 담아 ‘애기장대’ 씨앗을 심었다. 애기장대는 모든 유전자 정보가 해독돼 과학 실험에 자주 쓰이는 식물이다. 물과 영양분을 주자 거의 모든 씨앗이 3일 이내 발아에 성공했다.
애기장대는 발아에 성공했지만 성장속도가 느리고 뿌리도 제대로 자라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관찰됐다. 식물이 달 토양의 구조적, 화학적 구성에 적응하기 위한 물리적 신호로 받아들여진다는 연구진의 설명이다.
폴 교수는 "애기장대가 염분이나 중금속, 활성산소 등 유해 요인에 대항하는 스트레스 반응 유전자들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달의 토양에서 식물을 정상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