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시가 환원·공정시장비율 조정 등 검토
◆…정부가 올해 1세대 1주택자들의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되돌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정부가 1세대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과세 잣대인 공시가격을 2020년 기준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23일 기획재정부 등 관계 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정부의 종부세 부담 완화 목표치는 2021년 수준이었는데 이보다 한 단계 낮추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조치가 이루어졌을 땐 부동산시장 폭등과 공시가격 급등으로 종부세 부담이 급증하기 시작한 시점 이전으로 돌아가게 된다. 실제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5%대 상승률을 기록하다 2021년에 19.05%, 올해에 17.22% 급등한 바 있다.
현재 정부안은 공시가격을 2021년 수준으로 환원시키는 게 골자다. 지난 3월 정부가 발표한 1세대 1주택자 보유세 완화 방안의 핵심은 재산세와 종부세의 과세표준을 산정할 때 지난해 공시가격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가령 공시가격 11억원짜리 주택 한 채를 보유했고 올해 공시가격이 13억원으로 올랐어도, 지난해 공시가격인 11억원을 적용받아 종부세 과세대상에서 제외된다.
공시가격 환원이 정부안보다 더 완화되는 방향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공시가를 어느 연도로 적용할지 결정하려면 조세특례제한법 등 법을 고쳐야 하기 때문에 결국 국회의 영역이다. 절대다수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이 2020년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1주택자의 종부세를 과세하자는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는 장관도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제출한 서면 답변에서 "공시가를 2020년 또는 2021년 수준으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최근(지난 12일)엔 KBS 9시 뉴스에 출연해 "그동안 잘못된 부동산 정책으로 부동산 가격이 오른 데다 공정시장가액 비율도 인상해 (납세자들에게) 삼중·사중의 부담을 지웠다"고 지적하며 "1주택자들의 종부세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되돌리겠다"고도 했다.
오는 5월까지 국회에서 조특법 등 과거 공시가를 적용하는 근거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올해 보유세 부담이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공시가를 2021년 기준으로 쓴다면, 공시가 환원 외에 추가적인 수단이 동원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부는 종부세 부담 완화를 위해 공시가 환원과 공정시장비율 조정 등의 수단을 함께 활용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언제 기준의 공시가격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1세대 1주택자의 재산세·종합부동산세 등이 큰 폭의 변동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 연합뉴스)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이 2020년 수준으로 낮아진다면 보유세는 얼마나 덜 낼까.
이날 발표된 부동산 세금계산서비스 '셀리몬(Selleymon)'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1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에 시가 25억원 주택을 보유했을 때 올해 공시가격(19억9700만원) 기준 종부세는 375만원이란 계산이 나온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95%로 가정하고 주택을 7년간 보유한 만 63세 1주택자를 사례로 구한 값이다. 재산세(667만원) 등을 합하면 총 부유세 부담은 1040만원에 달한다.
정부의 대책(3월 발표)에 따라 지난해 공시가격(18억100만원) 기준으로 계산한 종부세는 244만원, 재산세는 594만원이다. 2020년 수준으로 낮추는 안을 적용했을 땐, 재작년 공시가격은 14억2500만원이 된다. 이를 기준으로 재산세는 454만원으로 감소하며, 종부세는 81만원까지 내려간다. 같은 조건의 1주택자가 시가 20억원 주택을 보유했다면 종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