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전쟁 끝내려면 푸틴과 직접 만나야...그 외엔 소용 없어"

23일(현지시각)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종전을 위해 그가 만나야할 유일한 러시아측 인물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지목했다.
​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화상 연설을 통해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 일정을 조율하는 것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을 대상으로 벌인 만행에 대한 증거를 수집하는 것보다 더욱 어려웠다고 호소했다.
​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연방의 대통령이 모든 걸 결정한다"라며 "러시아와 회담에 나서더라도 푸틴 대통령을 빼놓는다면 어떠한 결정도 이뤄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그러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점령했던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외곽 부분을 중심으로 민간인에 대한 대량 학살의 정황들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
측근이 아닌 푸틴 대통령과의 직접적인 대화가 필요하겠다고 판단한 것 역시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게 아니라면 러시아측 누구와도 대화에 일절 나서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
또한 "만약 대화가 성사될 경우 안건은 오직 '전쟁을 중단하는 것'"이라며 "이를 제외한 다른 경우의 회담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을 개시한 이후 양국 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협상의 노력은 계속해서 이어져왔지만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국내 방송에 출연해 특정한 러시아측 인물과의 대화 없이는 전쟁을 중단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고 설명한 바 있다.
​
다보스 연설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전쟁으로 인해 우크라이나는 막대한 인적 피해를 입게 됐다고 호소했다.
​
그러면서 자국 군대가 하르키우에서 러시아군에 저항하는 데 일정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돈바스 지역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수많은 인명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림 반도와 관련 이를 복구하기 위해서는 수십만 명의 희생자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