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의회, 이산화탄소 배출 100% 감축 방안 통과
독일 교통부장관 "합성연료 차량 차별"
◆…내연기관 디젤차량 사진:로이터통신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럽의회는 지난 8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회의를 열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2035년까지 내연기관 신차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을 100% 감축해야 하는 '이산화탄소 배출 성능 표준 개정안'을 승인했다.
앞서 EU는 지난해 7월 기후변화 입법 패키지 '핏포55(Fit for 55)'의 일환으로 2030년까지 내연기관 신차의 탄소배출량을 55% 제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새로운 법안이 유럽의회를 통과하면서 기존 규정은 해제됐고, 더 강력한 '이산화탄소 제로' 규정이 적용될 예정이다.
유럽의회의 이 같은 결정에 보수 성향 유럽국민당(EPP) 등은 자동차 산업의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이유를 들어 이산화탄소 100% 감축 대신 90% 줄이는 안을 추진했지만 거부됐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폭스바겐AG, BMW그룹 등 일부 자동차업체들 역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전기차로 전환할 수 있는 더 많은 시간을 요구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폴커 비싱 독일 교통부 장관은 "우리는 이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EU의 이러한 계획은 합성연료로 구동되는 차량을 차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독일 자동차산업 협회장인 힐데가르드 뮐러 역시 "유럽은 아직 전기 자동차로 전환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며 "유럽 내 충전 인프라가 불충분하고, 자동차와 배터리를 만드는데 필요한 원자재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한 유럽의회의 결정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포드와 볼보 등은 2035년까지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중단하려는 EU의 계획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EU의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전기차 전환에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유럽 자동차 제조업자협회(ACEA)에 따르면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같은 전기 충전식 차량의 판매량은 올해 1~3월 EU의 전체 신차 판매량의 19%를 차지했다.
또한 전기차 시장의 성장속도가 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기차의 필수 핵심 부품인 배터리 시장의 성장과 함께 배터리 핵심 요소인 리튬, 니켈, 망간 등 다양한 원자재들을 확보하기 위한 완성차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해당 법안은 27개국으로 이뤄진 유럽연합 회원국의 최종 협상 과정을 거쳐 효력을 갖게 될 전망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번 표결에 따라 올해 말부터 회원국들과 협상에 돌입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