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윤 대통령, 출근길 기자회견 실수할 수 있어 조심해야"

"국정원 60년 X-파일, 특별법 제정해서 파기하자"

尹 대통령 한 달 행보, 국힘 의원들과 함께 5.18 기념식 참석은 잘한 일

출근길 기자회견, "신선하지만 실수 할 수 있어"

김건희 여사 개인 사적 활동, "공적 관리 필요"

검찰 편중 인사보다 "지역 안배, 여성 배려, 장애인 등 균형 인사" 조언

윤 대통령 첫 해외순방, "나토 정상회담 참석 바람직하지 않아" 

이재명 당대표 출마, "당심과 민심 따라야"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국정원 60년 X-파일'에 대해 특별법을 제정해서 파기하는게 좋다는 의견을 밝혔다.

박 전 국정원장은 14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국정원 60년사에 완전히 법과 제도에 의한 개혁을 통해 국내 정보 분석을 하지 않고, 정치 개입을 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전 원장은 특히 "어떻게 됐든 지난 60년간 그렇게 수집된 자료를 국회에서 몇 차례 이야기를 했고, 기자간담회를 통해서도 강조했다"면서 "역사 청산 의미에서 특별법을 제정해서 파기하자고 했는데 이걸 못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최근 자신의 국정원 X-파일 발언으로 국정원 직원들이 염려하고 있다며 더 이상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박 전 원장은 지난 10일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국정원에 정치인, 기업인, 언론인 등 우리 사회의 모든 분들 존안(存案)자료, 'X-파일'을 만들어서 보관하고 있다"며 "그런데 그 내용을 보면 다 '카더라' 수준"이라며 "소위 증권가 정보지에 불과한 내용"이라고 말해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 윤 대통령 한 달 행보…잘한 것, 문제인 것

박 전 원장은 진행자가 '윤석열 대통령의 한 달 행보에 대해 잘한 것에 대해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윤 대통령이 비서실, 내각, 국민의힘 의원들과 함께 5.18 기념식에 가서 '임을위한행진곡'을 제창하는 모습"이 좋았다고 밝혔다.

그리고 또 "어떻게 됐든 서민 행보를 보이려는 모습과 점심시간에 참모들과 맛집에 가서 식사하는 모습, 김건희 여사와 반려견을 데리고 노는 모습이 굉장히 친근감 있고 대통령의 권위를 국민 속으로 들어가게 했다"며 높이 평가했다.

이어서 문제점에 대해 지적해 달라는 질문에 박 전 원장은 "대통령의 모든 언행은 정치고 상징"이라고 전제한 뒤 "백화점, (유명) 빵집 이런데 가서 쇼핑하는 것보다 차라리 전통시장에 오셔서, 동네 빵집을 가는 게 이질감을 덜 느끼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금 소위 도어스테핑, 아침 출근길에 기자들 만나서 즉흥적으로 하시는 것도 굉장히 신선하고 좋아보이지만 저러다가 실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발언은 국내적으로, 국제적으로 큰 문제가 되는데 사고가 안 나겠느냐하는 염려도 있고, 김건희 여사가 어제 봉하에 가서 권양숙 여사 만나서 소통을 하는 행보도 중요한데, 왜 제2부속실, 영부인 관리를 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 김건희 여사 개인 사적 활동, "공적 관리 필요"

박 전 원장은 영부인 부속실을 만들어서 제대로 관리해야지 저렇게 다니다가 실수하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영부인은 존재 자체가 개인이 아니라며 김건희 여사의 사진을 개인 팬클럽을 통해 내보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또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가 용인 산소를 혼자 다녀오시다가 교통 통제를 했던 사례를 들며 "교통 통제에 대해 (시민들이) 비서실로 항의가 많이 와서 이희호 여사님께 '앞으로 그런 사적 행동을 하지 마시라'고 말씀을 드린 적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 역시 단골 한정식집에 가서 식사를 했는데, 다음에 다시 가려고 그 한정식 사장님께 연락을 했더니 '오시지 말라'고 하더라며 "경호 때문에 주위 식당들도 다 막아서 원성이 자자하고, 교통 통제로 주변이 막혀서 주위 이웃들한테 항의를 많이 받았다고 하더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윤 대통령 내외분이 빵집 가셨다가 굉장히 막혔다고 원성이 많던데 다음에 또 가시겠다고 하면 그 빵집 사장님도 '제발 오지 마시'라고 할 것"이라고 비교해 말했다.

박 전 원장은 대통령 비서실이 야단을 맞더라도 신중히 보필해야하고, 비서실과 그 주위에서 대통령에게 (교통 통제에 따르는 국민 불편을) 직언하고 그런 행동을 조심하도록 건의를 하면 (대통령이)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검찰 편중 인사보다 "지역 안배, 여성 배려, 장애인 등 균형 인사" 조언

검찰 편중 인사에 대해 박 전 원장은 "대한민국이 남북 분단, 동서 갈등으로 현재도 문제가 많은 것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그런 문제를 역대 대통령이 해소하기 위해 균형 인사, 조화 인사를 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께서 실력 위주다라며 실력이 있으면 쓴다고 하는데, 어떻게 검찰만 실력이 있고, 윤 대통령 가까운 측근 검사들만 실력이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법조인, 검찰을 너무 지나치게 요직에 다 꼽으니까 검찰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오고, 심지어 열렬하게 지지해주는 보수 언론과 국민의힘 당 내부에서도 이건 아니다, 이렇게 건의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전 원장은 윤 대통령이 감수성 아주 좋다며 실력도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래도 지역 안배, 여성 배려, 장애인 등 균형 있는 인사를 해 나가시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 윤 대통령 첫 해외순방, "나토 정상회담 참석, 바람직하지 않아"

박 전 원장은 윤 대통령의 첫 해외순방으로 나토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해외 일정에 대해 "러시아가 앞으로 전쟁이 끝나면 우리와 무역 거래가 많고 현지 투자가 많기 때문에 전쟁 중에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에 가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는 사실 4강에 둘러싸여 있는데, 한국은 지정학적으로도 그렇고 여러 가지 면에서 도랑에 든 소"라며 "미국 풀도 먹어야 하고, 중국 풀도 먹어야 하고, 러시아, 일본 풀도 먹어야 한다. 너무 일변도로 갔다가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그는 한미 동맹을 분명히 지키면서도 등거리 혹은 줄타기 외교를 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 이재명 당대표 출마 "당심과 민심에 따라야"

박 전 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인 이재명 의원의 당대표 출마에 대해 "이재명 의원이 국민의 일정 부분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대표에 나와라, 나오지 마라 그렇게 이야기하면 또 분란을 만든다"며 "우상호 비대위원장의 리더십을 갖고 뭉쳐서 당원과 국민이 결정하는 일을 해야한다"며 살짝 비켜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