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조한 세계 경제…피치 "세계 경제성장률 0.6%P 하향조정"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전 세계에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국제신용평가사 피치 레이팅스(Fitch Ratings)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0.6%P 하향 조정했다고 로이터가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일본 6월 제조업 경기는 4개월 만에 최저치로 낮아졌다.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52.7로 집계됐으며 5월 PMI 확정치(53.3)보다 낮았다. 이는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영향에 따른 공급망 교란 탓으로 보인다.

피치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을 지난 3월 3.5%로 전망했으나 이달 0.6%P 대폭 낮춘 2.9%로 하향 조정했다.

평가사는 "2021년 말 이후 세계 거시경제 전망이 실질적으로 악화했다"며 "높은 물가상승률과 실업률 등이 나타나는 경기침체 신호가 1분기 말부터 주요 위험요소가 된 가운데, 현재 가능성 높은 잠재적 위험 시나리오가 됐다"고 밝혔다.

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은 높은 물가에 맞서기 위해 긴축 통화정책을 펼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는 지난주 높은 물가상승률을 잡기 위해 28년 만에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 22일 파월 연준 의장은 이어 "연착륙은 매우 힘든 일"이라며 "코로나19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코로나 봉쇄 정책에 따른 공급망 훼손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여러 변수가 작용한다"고 말했다.

미국 5월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0.3% 감소했다. 미국 기존주택 판매량이 4개월 연속으로 줄어 전월 대비 3.4% 줄었다. 이는 수요가 높은 물가와 차입 비용증가 등에 영향받기 시작했다는 뜻.

영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9.1% 오르며 상승률이 두 달 연속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식료품과 비주류음료 가격이 1년 사이 8.7% 오르며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한국 6월 1~20일 수출은 3.4% 감소해 아시아 수출 주도형 국가에 위기가 다가오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은 코로나19 봉쇄가 풀리자 5월 수출이 크게 늘었으나 경제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원자재 가격 인상 영향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요타 자동차는 반도체 부족과 코로나19 부품 공급 차질로 7월 세계 생산계획을 5만 대 축소했다.

마르셀 틸리안트 캐피털 이코노믹스 일본 수석 경제분석가는 "중국의 봉쇄가 풀렸음에도 자재 공급 시간이 조금씩 길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분석가들은 일본이 소비 침체에서 회복해 미국의 경기침체 같은 외풍을 견뎌낼 수 있을지 염려된다고 밝혔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의 PMI는 23일 오후에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