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서비스 할인 아닌 단말기 구입 지원 성격"
KT·LG유플러스...이동통신사업과 단말기공급사업 함께 취급
SK텔레콤의 보조금은 일종의 ‘대위변제금'으로 과세 대상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휴대전화 판매점 사진:연합뉴스
SK텔레콤이 고객들에게 제공한 단말기 보조금은 부가가치세 과세 범위에 포함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통신비 원가를 할인해 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가세 환급 대상이 아니라는 법원의 판단이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SK텔레콤이 남대문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부가가치세 경정 청구 거부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를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판결은 단말기 보조금에 대한 과세를 판단한 첫 사례다.
재판부에 따르면 SK텔레콤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대리점에서 단말기를 구입한 고객들에게 지원한 보조금 약 2조9439억원을 과세표준에 포함해 국세청에 신고했다. SK텔레콤은 단말기 구입 보조금을 지원한만큼 통신서비스 이용대금이나 단말기 구입대금을 덜 받은 것이니 부가가치세 10%에 해당하는 2943억여원을 돌려달라는 경정 청구를 했다.
그러나 관할 세무서가 환급을 거부했다. 당시 부가가치세법에 따르면 '재화 또는 용역 공급시 에누리액'은 과세표준에서 빼주지만 '장려금 같은 금액'은 공제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관할 세무서는 단말기 보조금이 '장려금 같은 금액'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SK텔레콤은 이 처분에 불복하고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은 단말기 보조금을 에누리액으로 볼 수 없다며 관할 세무서의 손을 들어줬다. SK텔레콤이 제공한 보조금은 이동통신 서비스 요금에서 할인해 준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었다. 법원은 "단말기의 공급가액에서 공제가 이루어진 이상 이동통신 서비스가 아닌 단말기의 공급과 관련된 에누리액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단말기를 판매한 것은 SK네크웍스이기 때문에 보조금을 SK텔레콤의 에누리액으로 볼 수 없으며 SK텔레콤의 보조금은 이용자가 단말기 공급업체에 내야 할 구입대금을 대신 내주는 일종의 ‘대위변제금’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KT와 LG유플러스의 보조금은 에누리액으로 인정해 세금을 공제해준다면서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지만 KT와 LG유플러스의 경우 이동통신사업과 단말기공급사업을 같은 회사에서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보조금을 에누리액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대법원도 "이동통신사업과 단말기 공급 사업을 함께 하는 다른 이동통신사업자들과 이동통신사업만을 하는 SK텔레콤을 동일하게 취급할 수 없다"며 원고 패소를 확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