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여파가 내년부터 본격 반영되면서 주택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사진 연합뉴스)
주택 가격이 내년에 더 떨어질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부동산 시장에 금리가 미치는 영향력이 시차를 두고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매도·매수자의 관망세가 짙어 부동산시장이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때처럼 장기침체에 빠지는 거 아니냐는 우려도 있으나, 주요지표로는 금융위기 시기보다 양호하다는 평가다.
27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놓은 '2022년 3분기 부동산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주택 매매·전세 가격 하락 흐름이 뚜렷하다. 수도권은 2분기에서 3분기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매매가격 하락률이 –0.05%에서 -1.19%로, 전세가격은 –0.09%에서 -1.20%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비수도권 매매가격도 +0.17%에서 -0.54%로, 전세가격은 0.04%에서 -0.55%로 하락 반전했다.
내년 집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가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변수인데, 금융시장과 달리 부동산 시장은 금리변동에 곧바로 반응하지 않는다고 한다. 오 연구위원은 "주택시장은 금융시장과 달리 금리변동에 반응하는 속도가 느린 편이어서 최근의 금리인상은 주택시장에 시차를 두고 반영될 예정"이라며 "내년 상반기 중 주택가격 하방압력이 우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금리, 재정 확대 등으로 물가가 상승하면서 지난해 월 0.5%였던 기준금리는 이달 3.0%로 2.5%포인트 올랐다.
다만 현재와 금융위기 시의 부동산 가격 하락 요인은 다르다고 분석했다. 오 연구위원은 "금융위기 시의 주택가격 하락은 소득충격, 공급확대로 촉발됐고, 전격적인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전세와 매매 비율이 낮았던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하락이 장기화했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 주택시장은 금융위기 때보다 신규 수요 창출 여력이 감소하고 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에 더 노출되면서 집값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고 봤다.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금리 위험이 더 크지만, 수도권 위주의 장기침체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오 연구위원은 "현재 주택시장은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높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경기 하방 정도, 물가상승률 변동폭에 따라 통화정책의 기조 변화가 일어나는 시점이 되면 소득 둔화와 금리인하의 길항작용이 펼쳐지면서 주택가격에 영향을 미칠 예정"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