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년 동안 집값 올랐다가 하락한 지 몇 달 안 돼
LTV비율 50% 일괄 완화 대책...실수요자에게 도움
PF문제, 국민 세금으로 민간을 지원하는 건 불합리
다주택자 "저렴한 가격에 매도해 유동성 확보"
◆…사진: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방송 캡처
국토교통부가 27일 열린 대통령 주재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무주택자에 대한 LTV(담보인정비율)를 50%로 완화하고 15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아파트에 대해서도 주택담보대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중도금 대출 보증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번 대책은 거래위축과 과도한 규제 등으로 실수요자가 내집 마련과 주거이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11월 중 부동산 규제지역 추가 해제를 하겠다. 많은 지역이 (해제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한문도 연세대 금융부동산학과 겸임교수는 이날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부동산 규제 지역 해제 발언과 관련해 "개인적으로 성급하다"고 평가했다.
한 교수는 "'규제지역 해제'는 무주택자와 1주택자를 위한 민생대책은 아니다. 일단 다주택자에 치중된다고 보면 정확할 것"이라며 "다주택자나 일시적 2주택자들이 자금경색으로 인해 선의의 피해를 막는 것은 이해하지만 '많은 규제지역'이라는 표현이 조금 탐탁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전 정부에서 주택가격 폭등으로 서민들이 힘들어 했고 결국 그걸로 인해 국민들이 정권을 교체해 준 것인데 그런 부분에서 세밀한 정책이 못 됐다는 것에 대해 아쉽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일단 주택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정상화되는 것을 자연스럽게 놔둬야 된다. 주택가격이 한창 오를 때 시장을 그냥 놔두라고 했던 게 지금 정부 아닌가"라며 "서울 집값 하락한 지 몇 달 안 됐다. 6~7년 동안 집값이 올랐는데 이런 부분에서는 성급하다"고 지적했다.
LTV비율 50% 일괄 완화에 대해선 "선진국에서는 LTV를 60~70%까지 허용하는 경우도 있다. 금융위원장이 일단 소득이 부담할 수 있는 선에서만 LTV를 허용하겠다는 뜻"이라며 "결론적으로 실수요자들한테는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관측했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건설사, 증권사 연쇄 부도 우려에 대해선 "일단 PF(프로젝트 파이낸싱)문제는 올해 여름부터 이미 가시화되기 시작했다"며 "부실현장과 우량현장을 선별해서 우량현장 같은 경우에는 유동성이 일시적으로 부족하니까 정부가 지원하는 건 찬성"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부실현장까지 국민의 세금으로 민간을 지원한다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PF부실이 일부 금융기관의 부실로 이어져서 금융 시스템까지 전이가 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면서도 "구제해 주지 않아도 될 현장까지 떠받쳐주면 이게 잘못될 경우 나중에 더 큰 버블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리할 건 정리하고 도와줄 건 도와주는 정확한 시스템이나 처리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향후 부동산 전략과 관련해선 "일단 무주택자와 1주택자들은 사전청약 물량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겠다. 미국 금리가 내년 상반기쯤에 일단 멈출 것 같은데 한 1년 정도 시장을 고찰한 다음 거래량이 늘고 미국 금리가 하락 인하 조짐이 있을 때 주택시장에 접근하는 게 좋을 거 같다"고 조언했다.
이어 "다주택자의 경우 만약 2~3년 동안 부동산이 침체된다고 가정하면 전세가격이 하락해서 전세보증금을 못 돌려주게 될 수도 있다. 욕심내지 말고 레버리지를 잘 계산해서 앞으로 2~3년 동안 집값이 하락했을 때를 대비해 여력이 있다면 가져가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저렴한 가격에 빨리 매도해서 유동성을 확보해 차후에 안정적인 수익을 취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