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교흥 "이태원 압사 참사 1차 책임, 박희영 용산구청장, 오세훈 서울시장"
"이상민 장관, 희생자, 유가족에 2차 가해…책임 어떤 식으로든 져야"
글씨 없는 검은 리본 착용 등 지침 혼선 "불의의 사고로 축소, 정부 책임 면하려는 무책임한 처사"
"국회 TF 지금 만든다? 정부, 국가 책임 떠넘기기 위한 수단…진상규명이 먼저"
◆…지난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및 경찰 관계자 등이 '핼러윈 압사 참사' 현장감식을 마치고 현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이태원 압사 참사' 발생 약 4시간 전부터 경찰이 긴급 신고를 받았는데도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명백한 업무상 과실치사다. 이것이 바로 행정참사"라고 비판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사고 당일) 저녁 6시 34분에 112에 압사당할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그 이후에 11차례나 '사람이 많다', '넘어지고 다치고 난리다', '압사될 분위기다'라는 신고가 들어왔지만 경찰은 이에 즉각적으로 대처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시민단체를 탐문하면서 세월호를 언급하고 정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정보 문건이 나왔다"며 "앞에서는 진상규명을 명확히 하고 수사를 제대로 하겠다고 하고, 뒤에서는 정보 문건을 만든 부분은 정말 이중적 태도 아닌가. 이런 것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날선 비판을 했다.
전날 SBS는 '이태원 압사 참사' 이틀 뒤인 지난 31일 경찰청이 시민단체와 언론, 그리고 여론 동향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서 정리한 내부 문건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그 문건에는 진보 성향 단체가 정부를 압박할 계획이라는 내용과 함께 정부 책임론이 부각될 조짐이 있다는 내용도 담겨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 의원은 이태원 압사 참사의 1차 책임이 "박희영 용산구청장, 오세훈 서울시장이라고 본다. 그리고 경찰청장, 서울경찰청장 이어서 정부, 이상민 장관, 그리고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안전을 총괄 책임지고 있는 이상민 장관이나 대통령, 장관은 전날 사과를 했지만 대통령도 분명한 대책회의를 하지 않은 부분은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찰·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한 발언에 대해 "이번 참사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발언"이라며 "좀 더 사전대책을 세우고 경찰 병력을 미리 배치해서 통제했어야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해서 사실은 2차 가해를 한 것"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행정안전부 장관이기에 사회적 참사를 막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은 어떤 식으로든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청장, 장관, 국무총리 등 책임의 대상과 범위에 대해서는 "아직 내부 논의는 없다"면서도 "상임위를 열어서 진상규명을 하고 난 뒤에 법적으로 책임질 사람은 법적으로, 파면이나 사퇴를 해야 할 사람은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최자가 없는 행사라 지침이나 매뉴얼이 없었다는 지적에 나온 데 대해 "행사의 주최자가 있었다면 1차 책임은 주최 측이 져야 하지만 주최자가 없는 행사의 1차 책임은 용산구청장과 서울시장, 그리고 경찰청과 중앙정부에 그 책임이 있다"며 "헌법 34조 6항, 또 재난안전관리기본법 4조, 경찰관 직무집행법 5조를 보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국가가 보호해야 하는 책무가 있고, 위험한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돼 있다. 정부의 안전관리책무는 주최자가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고 매뉴얼의 존재 여부의 문제도 아니고 이것은 행정의 무한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근조' 글씨 없는 검은 리본 착용 등 정부 지침으로 혼선이 빚어진 데 대해 "윤석열 정부가 이태원 참사를 이태원 사고로 명명하게끔 하고, 희생자를 사망자로 부르도록 지시하는 이런 부분이 굉장히 강하다. 이태원 참사를 불의의 사고로 축소시켜서 정부의 책임을 면하려는 아주 무책임한 처사"라며 "정부가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다 보니 국민들이 보시기에 근조 리본에 글씨를 빼는 것도 책임을 면피하려고 하는 거 아니냐, 이런 의심을 하게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여야정, 전문가가 참여하는 국회 차원의 태스크포스(TF)를 만들자고 제안한 데 대해선 "국민안전TF는 나중에 만들기는 해야겠지만 지금 시점에 만들겠다는 건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TF라고 보고 있다"며 "명확한 진상규명도 안 되고 대책도 세우지 않고 있는데 일단 진상규명을 하고 대책이 세워져야 하지 않겠나. TF는 향후 문제지 지금 TF을 꾸린다는 것은 정부나 국가의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하나의 수단 아닌가"라고 회의감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