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태 전략, 중·북·러 '대륙' 없애는 '해양세력' 전략"
"자유·인권·민주주의 너무 강조... 침해하는 국가 배제"
"한미 동맹, 중국과의 관계를 해칠 정도로 가면 안 돼"
"G20 한중회담? '3연임 시진핑'이 韓 비판에도 하겠나"
"바이오·배터리·반도체는 韓카드... 美 부활, 韓없이 불가"
◆…2020년 6월 30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국가기간통신사인 연합뉴스 주최로 '2020 한반도평화 심포지엄'이 열렸다. 첫 세션에서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이 '코로나 이후 국제정치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시절 국립외교원장을 지냈던 김준형 한동대학교 국제어문학부 교수가 지난 13일 한미일 정상간 채택된 최초의 공동성명인 '인도태평양 한미일 3국 파트너십에 대한 프놈펜 성명'이 한중 관계를 악화할 것이라고 비판하며 "소름이 끼쳤다"고 했다.
김 교수는 14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 대해 "우리나라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는 날이었다. 그게 좋은 의미일 수도 있고 아주 나쁜 의미일 수도 있는데 후자"라며 "제가 우려했던 것이고, 제가 지난 5월 말, 6월 초에 미국 인사들에게 들었던 게 그대로 실현되는 것 같아서 소름이 좀 끼쳤다"고 말했다.특히 김 교수는 프놈펜 성명의 핵심인 '인도태평양 전략'을 "용어 자체가 해양세력끼리 뭉치는 것이다. 대륙이 없다"며 "중국과 북한과 러시아 등 한반도의 북쪽을 없애는 것이다. 인도태평양을 묶어서 대륙을 견제한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자유, 민주주의, 인권 등 프놈펜 성명의 원칙이자 공동 가치도 "진영을 나누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자유, 인권, 민주주의를 부인하는 사람은 없지만, 이거를 너무 강조하다 보면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국가를 다 배제하게 된다"며 "그 원칙(자유, 인권, 민주주의)은 맞지만, 이 자체가 민주주의와 인권을 침해하는 나라와 같이 가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북핵 위기에 맞서 미·일과의 안보공조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진행자에게 "논리가 틀린 건 아니"라면서도 "세세하게 들어가면 '우리에게 왜 일본이 필요하냐', '많은 것을 다 넘길 만큼 그렇게 바쁘게 일본을 집어넣어야 하느냐'의 문제가 닥친다"고 주장했다. 이어 "편을 정하면 편해지겠느냐"며 "이때까지는 한국이 상당히 자율성을 가졌기 때문에 미국은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알지만 한국이 완전히 미국으로 넘어갔을 때는 누가 제일 약한 고리가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G20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하지 않는다"며 "어렵더라도 한쪽은 강경하게 한미동맹을 강화하되, 한쪽에서는 중국을 설득해서 북한에 하는 외교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이러이러한 사정이 있어서 이러는 건데 중국하고도 잘 지낼 거라는 식으로 가야 한다는 말씀이냐'고 묻는 진행자에게 "그렇다. 중국을 움직여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중국이 아무리 북한 편을 들고 북한을 우리가 원하는 만큼 설득하지 않더라도 외교는 '더하기 외교'를 해야지 '빼기 외교'를 하면 카드를 자꾸 줄이는 외교를 하는 것"이라며 'G20 계기 한중 정상회담 가능성'과 관련해 "한국이 중국한테 비판하고 남중국해를 얘기하는데 막 3연임을 한 시진핑 주석을 사전에 약속되지 않고 만날 수 있겠느냐. 저는 굉장히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정부가 이런 말을 했다. '한미 동맹을 중심으로 하되 중국과의 관계를 해칠 정도로 가면 안 된다'"라며 "(현 정부가) 너무 빨리 편을 정해 버린다. 미국이 5년 내, 10년 내에 중국을 제압할 수 있다면 그 선택은 맞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 미중 (패권경쟁)은 쉽게 승부가 안 나고 수십 년 갈 수 있는데 너무 빨리, 너무 지나치게 명확한 외교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우리 도움 없이 반도체 제조업을 부활시킬 수 없다. 이게 우리의 리스크이자 지렛대다. 이걸 그냥 줄 일이 아니"라며 "바이오, 배터리, 반도체는 (한국이) 세계 선도권이다. 미국이 자국에 이걸 하기 위해 한국의 도움이 절실하다. (우리가) 이 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미국에) 지금 다 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