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유가족 의사 확인 없이 영정·위패 없는 분향소 설치"… 권칠승 "행정편의주의"
"정부가 나서서 명단 공개하고, 유가족 네트워크 만들어야"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 인근에 추모 메세지와 꽃이 놓여있다. [사진=연합뉴스]
권 의원은 17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언론 보도를 보면 최근 5년간 사회적인 큰 참사나 사고에서 지방자치단체나 정부에서 합동 분향소를 설치하는 경우 영정 사진이나, 위패가 없는 경우가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의원은 지난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 과정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합동분향소는 사고 직후 바로 설치해야 하는데, 156명의 유가족들에게 위패나 영정 사진을 설치할 지 여부를 확인하는 게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조문을 빨리 하는게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서 유가족들의 의사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행정편의주의라고 강하게 질책했다.
권 의원은 정부의 이런 조치에 대해 "해괴한 일"이라고 탄식하면서 "영정이 없는 경우는 가끔 봤어도, 영정과 위패 둘 다 없는 분향소는 본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상민 장관이 156명이 너무 많아서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유가족들의 동의를 구하지 못했다고 한 해명에 대해서도 권 의원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반박하면서 "부처들이 운영하고 있는 콜센터들이 있고, 서울시에도 큰 콜센터가 있다. 그걸 활용해 전화하면 1시간도 안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이상민 장관과의 질의응답 과정을 통해 확인한 것이 세 가지라며 "첫째, 정부가 위패가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을 해서 영정 사진과 위패 없는 분향소를 설치했다는 것"과 "둘째, 이 과정에서 영정과 위패 설치 여부를 유족들에게 물어보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셋째로 그 이유가 156명이 너무 많고 또 일일이 물어본다는 게 너무 번거로워서 확인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이유치고는 너무 비겁한 이유"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 참사와 관련해 최근 본질적인 문제가 많이 없어지고, 돌아가신 분의 명단 공개가 오히려 이슈가 된 것에 대해서도 (정부가) 분향소를 설치하면서 영정사진을 놓고, 위패를 설치하는 것에 대해 유가족들과 충분히 소통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큰 사고이든, 작은 사고이든 제일 먼저 사상자들의 이름을 확인하는 게 가장 먼저인데, 명단 공개 자체가 이슈가 된 적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권 의원은 또 "유가족들끼리 서로 만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같은 슬픔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서 서로 위로하는 게 그 자체로 큰 심리 상담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명단을 공개하는 게 2차 가해이고, 패륜이라는 일부 지적에 대해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권 의원은 "그런 부분이 만약에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면 정부가 나서서 유족들에게 연락하고, 동의를 구하고 유족들끼리 모임을 만들어 나가도록 해야 할 일"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검은 '근조' 리본을 글씨가 없는 검은 리본을 패용하라고 공문을 내려보냈다는 점에 대해서도 권 의원은 "인사혁신처장의 말에 의하면 '참사 다음 날 12시에 총리와 국무위원이 전부 근조 글자가 없는 검은 리본을 매고 있었다. 그리고 8시에 중대본 회의에 가 보니, 총리와 국무위원 그리고 배석자들 전부 글자 없는 검은 리본을 매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 내용(근조 없는 검리 리본을 매도록)으로 공문을 시행했다'고 하는 대답이었다"고 소개하면서 "그것은 이유가 아니라 결과다. 정말 중요한 것은 왜 그렇게 했는지 실체적인 이유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근조 글자 없는 리본을 구하기가 더 어려운데, 굳이 리본을 뒤집어서 다는 해프닝이 생겼다"며 "그건 더더욱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명단 공개와 관련해 민주당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유가족의 동의를 얻어서 공개하는 게 맞다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원 개별적으로 접촉은 하고 있는데 그런 과정을 통해 명단을 공개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 결국은 정부에서 나서서 명단 공개를 해야하고, 향후 추모 공간을 만든다든지, 희생자 유가족들끼리 네트워크를 한다든지 이런 부분을 포함해 정부의 공식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