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위키피디아
대만이 APEC(에이펙)에 차이잉원 총통이 아닌 TSMC 설립자 모리스 창을 특사로 참여시키며 반도체 산업을 국가 안보에 활용하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를 설립한 모리스 창 대만 특사는 91세의 억만장자로 수십 년 동안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고 배후에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번 APEC 회의에서 “중국 공산당이 대만을 영토 일부라고 주장하며 공격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대만이 태국 APEC 정상회의에 정치 지도자가 아닌 모리스 창을 파견한 것은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거나 대만과 공식적인 관계가 없고 중국의 압박으로 접촉을 꺼리는 국가들이 있다는 점과 함께 대만보다 TSMC가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는 인식도 작용했다.
그는 1987년 현재의 TSMC를 설립했다.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이념 아래 자체 설계 대신 고객사의 주문을 받아 오로지 생산만 해주는 최초의 파운드리를 통해 반도체 산업의 지형을 변화시켰다. 이를 통해 소규모 설계 전문사들은 천문학적인 반도체 제조 설비 없이 업계 거대 기업들과 경쟁할 기회를 창출시켰다.
TSMC는 애플, 퀄컴 등 세계 유수의 반도체 기업들에 제품을 공급하며 대만을 글로벌 기술센터로 만들며 세계 최대 계약 칩 생산업체로 등극, 생산한 칩은 전 세계의 수억대에 달하는 스마트폰과 차량, 고급 컴퓨터에 탑재됐다.
차이 잉원 총통은 지난달 20일 기자회견에서 ”대만 반도체 산업, 특히 TSMC는 국내는 물론 세계 경제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라며 ”이 중요한 시점에 창 회장은 대만 APEC로서 대체불가 후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아시아 소사이어티 상 수상 시 창 회장은 ”세계화는 나쁜 단어가 되었고 ‘자유시장 경제는 조건을 달기 시작했다“며 ”TSMC 번영의 밑바탕이 되었던 세계화와 자유시장에 대한 흐름이 악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프로세서 칩은 석유를 제치고 연간 3000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의 최대 수입품목이지만 미국의 각종 금수 조치로 인해 전략적 최대 약점이 되었으며 이에 자체 칩 제조에 막대한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대만이 모리스 창을 APEC 특사로 파견한 것은 TSMC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중국의 침략에 세계가 공동 대응해야 한다는 대만인의 시각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