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발전 더뎌지자…"인내심 시험 말고 손실 줄여라"

자율주행차를 곧 선보일 거라는 업계의 홍보와 달리 그 발전 속도가 더뎌지자 막대한 투자를 한 투자자들의 인내심이 시험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영향력 있는 한 투자사는 자율주행차 발전 속도에 의문을 제기하며 손실을 줄일 것을 업계에 요구했다.

TCI펀드 메니지먼트는 이달 구글 모회사 알파벳에 서한을 보내 "웨이모 투자에 대한 성과를 나타내지 못했다"며 "손실을 극적으로 줄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율주행차 가운데 가장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 웨이모는 지난 10년 동안 기술을 개발해왔다. 지난 2020년부터 외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받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여 개별 회사로 분사하는 게 아니라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웨이모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무인 택시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지난달 웨이모의 공동 CEO 테케드라 마와카나는 새로운 기술이 안전하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율주행 학습에 인내심이 필요하다"며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 프로젝트"라고 밝혔다.

지난달 미국 반도체기업 인텔의 자율주행 자회사 모빌아이가 230억달러 규모로 상장했다. 다만 업계가 생각했던 500억달러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같은달 포드와 폭스바겐은 자율주행 합작회사 아르고AI에 대한 투자를 중단했다. 이 결과, 아르고AI는 결국 폐업을 맞이하게 됐다.

포드의 존 롤러 최고재무책임자는 "수익성 높은 완전 자율주행기술 개발은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그동안 자율주행기술에 큰 톤을 투자하던 분위기가 자못 달라진 상황.

모건스탠리는 GM 크루즈에 더 이상 가치를 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애덤 조나스 분석가는 "GM의 손실이 앞으로 몇 년 안에 두 배가 될 것"이라며 "GM이 곧 크루즈에 대한 투자가 '매몰 비용'이 될 것이란 사실을 깨달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비관론 속에 많은 업계 전문가는 자율주행기술이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전기자동차 개발에 있어 중요하다고 말한다.

GM은 자율주행차가 낙관적이라며 상업화에 성공하려면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올해 초 GM은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의 비전펀드가 크루즈에 투자한 지분을 21억달러에 인수했다고 발표하는 등 자율주행 부분에 대한 투자를 키우고 있다.

GM 대변인은 "크루즈가 자율주행 부분에 있어 선두주자라며 모건스탠리의 평가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첨단기술 투자사 루프 벤처스는 "자율주행차 변곡점까지 5년이 걸릴 것"이라며 "이익을 얻고자 하는 기업은 이 기술에 공격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