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협, 신외환법 개편방향 논의... 금융투자회사의 외국환업무 취급범위 확대
전문가들 "은행-비은행 구분 폐지해 하나의 규제 단위로 규제해야"
외국환은행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외국환업무를 수행하는 금융기관을 ‘외국환업무취득기관’으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외국환업무에 있어서 은행과 비은행의 구분을 폐지하고 하나의 규제 단위로 규제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백범석 변호사는 29일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외국환제도 개선 관련 세미나’에서 “외국환은행과 기타 외국환업무취급기관의 구분을 폐지하고 외국환업무취급기관으로 통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신외환법 제정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이날 세미나에서는 금융투자회사의 외국환업무 취급범위 확대와 관련한 개편 방향이 논의됐다. 1999년부터 시행된 외국환거래법은 외국환은행과 기타 외국환업무취급기관을 구별해 비은행에 대해 일부 업무만을 허용하고 있다.
백 변호사는 “금융투자업자가 은행의 지급결제망에 참여하거나, 이를 간접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을 통해 지급결제 업무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며 “외국환은행 중심주의를 탈피해 기타 외국환업무취급기관이 외화의 지급·수령·결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권회사는 자본시장법에 따른 해당 금융회사의 업무와 직접 관련된 환전업무만을 수행할 수 있고 일반환전 업무는 수행이 불가하다. 예외적으로 4조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갖추고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에 한해 기업대상 일반환전이 허용된다.
백 변호사는 외국환거래규정을 개정하거나 유권해석, 환전업에 대한 별도 인가·등록 요건 신설, 업권별 규제범위 합리화 등을 통해 금융투자업자에 일반환전 업무를 허용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금융투자업자는 외화송금 업무에도 제한을 받고 있다. 건당 미화 5000달러 및 연간 미화 5만달러 한도에서만 해외 송금이 가능해 외화자산투자나 해외유학자금 송금 등이 제한된다.
백 변호사는 금융투자업자의 외화송금한도를 폐지하거나 본업과 직접 관련된 범위 내에서 외화송금 업무를 허용하는 방안, 일정 요건 충족 시 외화송금 업무를 허용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진시원 전문위원 역시 외국환은행 중심주의 탈피를 강조했다. 진 전문위원은 “외국환은행 중심주의는 역사적 산물에 불과할 뿐”이라며 “외국환업무 취급수요가 크게 증가했음에도 비은행의 외국환 업무 범위를 제약하는 건 기능별 규제 원칙에도 반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은행이 환전 및 외화 지급 결제 기능을 외국환은행에 의존함에 따라 금융소비자에게 통합서비스를 제공이 불가해 국민 불편이 가중된다”며 “집합투자업자의 경우 외국환은행을 통해서만 통화스왑 거래를 수행할 수 있어 비은행의 외환 관리능력 발전이 저해된다”고 덧붙였다.
진 전문위원은 “비은행 금융사가 외국환은행과 유사한 기능 또는 지위를 갖기 위해서는 외화의 지급·수령·결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하고, 확인·사후관리·관련서류보관·감독기구에의 보고의무도 함께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